17년 만의 업셋까지 단 한 걸음…‘4실점→끝내기 홈런’ 후라도가 충격의 2연속 패전 만회할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 2경기 내리 흔들린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가 아쉬움을 떨치고 ‘업셋’을 완성할 수 있을까.
후라도는 오늘(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분위기가 좋은 삼성이다. 9일 1차전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원태의 호투를 앞세워 1승을 먼저 따냈다. 비로 하루 밀린 2차전은 내줬지만, 전날(13일) 3차전에서 원태인의 쾌투와 타선의 적절한 득점 지원을 앞세워 재차 승전고를 울렸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제 1승만 더 가져가면 정규시즌 3위였던 SSG를 상대로 ‘업셋’을 일으키고 시리즈를 종료한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밟았던 플레이오프 무대로 다시 향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강호로 군림한 삼성인 만큼, 포스트시즌을 ‘도전자’의 입장보다는 이들을 저지하는 ‘방어자’의 역할에서 치른 적이 많다. 그래선지 삼성의 ‘업셋’ 사례는 무려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롯데 자이언츠를 만났다. 긴 암흑기를 깨고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롯데에 관심이 쏠렸지만, 삼성의 노련함이 한 수 위였다. 3전 전승으로 롯데를 제압하고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17년 전의 기쁨을 다시 누리려면 웬만해선 이번 경기에서 끝내야 한다. 이날 경기를 내주면 삼성은 인천 SSG랜더스파크로 이동해 5차전을 치러야 한다. 원정인 점도 부담스럽고, 설사 이기더라도 5차전까지 간 만큼 플레이오프 전망이 더 나빠진다.

그렇기에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서는 후라도의 팔에 팬들의 기대가 모인다.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2시즌을 소화한 후라도는 올해 삼성으로 이적해 30경기 197⅓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호투하며 리그 최고의 ‘이닝 이터’로 군림했다.
투수에게 불리한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후라도의 땅볼 유도 능력이 빛을 발했다. 올해 시즌 내내 심한 기복을 보이던 삼성이 끝내 극적으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데에는 후라도의 공이 상당히 크다.
그런데 정작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6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6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나마 팀은 2차전을 잡고 준플레이오프에 왔지만, 후라도는 여전히 본궤도를 찾지 못했다.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 말에 등판했으나 김성욱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SSG에게 시리즈 첫 승을 헌납한 것이다.

올해 삼성은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 2패가 모두 후라도에게서 나왔다. 정규시즌이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달리 말하면 후라도가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님에도 삼성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선해도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정규시즌에 제 몫을 한 선수들이 가을에도 활약해야 한다. 후라도 역시 그중 하나다.
첫 가을야구의 혹독함을 몸소 느끼고 있는 후라도가 과연 우리가 알던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금 내비칠 수 있을까.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오늘 18시 30분에 개시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