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0억 듀오의 주루 실수→중견수 병살타’ 대체 이게 어찌 된 일? 다저스 1사 만루 기회 득점 없이 ‘증발’

[SPORTALKOREA] 한휘 기자= 치명적인 ‘판단 미스’ 때문에 ‘중견수 병살타’가 나왔다. 그것도 1사 만루에서 말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선 이런 일도 다 있다.
LA 다저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2025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1차전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초반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은 4회 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밀워키 퀸 프리스터를 상대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볼넷, 1사 후 이어진 윌 스미스와 토미 에드먼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맥스 먼시가 섰다. 먼시는 1-0 카운트에서 프리스터의 2구를 통타했다.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가 날아갔다. 밀워키 중견수 살 프릴릭이 공을 끝까지 쫓아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했다. 공은 글러브에 맞고 나온 뒤 펜스를 때렸다. 이를 프릴릭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다시 잡아냈다.
문제의 상황은 그다음이었다. 밀워키는 빠르게 중계 플레이를 이어가 홈으로 송구했다. 3루 주자 에르난데스가 홈으로 쇄도했으나 구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그리고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가 3루까지 걸어가 베이스를 밟았다. 3루심도 아웃을 선언했다. 어찌 된 일일까.

상황을 돌려보자. 먼시의 타구는 프릴릭의 글러브에 맞고 다시 튀어나왔다. 그리고 펜스를 맞았다. 펜스에 맞은 순간 이후 프릴릭이 공을 어떻게 잡던 인플레이 상황이 된다. 타자 주자 먼시는 살아 있었다. 만루였기 때문에 모든 주자가 의무적으로 진루해야 했다.
그런데 주자들이 상황을 착각했다. 프릴릭이 글러브에 맞고 나온 공을 바로 다시 잡아 뜬공 아웃 처리했다고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 에르난데스는 진루할지 말지 쩔쩔매다가 디노 이블 3루 주루코치의 지시를 받고서야 한참 늦게 홈으로 달렸다.
에르난데스가 출발한 시점에서 이미 공은 프릴릭의 손을 떠나 내야로 날아오고 있었다. 결국 에르난데스의 발보다 공이 먼저 홈에 도착했다. 포스 아웃 상황이었기 때문에 태그 없이 공이 도착한 순간 아웃이 됐다.
이 과정에서 포수 콘트라레스의 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발이 떨어졌다고 명백하게 단언할 수 없었다. 애매하면 원심을 존중하라는 규정에 따라 아웃 판정이 유지됐다.

그렇다면 3루는 왜 아웃 판정이 나왔을까. 2루 주자 스미스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 스미스 역시 에르난데스와 같은 이유다. 상황을 뜬공 아웃이라고 착각했는지 아예 3루로 출발하지도 않았다.
이를 본 3루수 케일럽 더빈이 콘트레라스에게 3루로 오라고 소리쳤다. 스미스가 스타트를 하지도 않은 것을 본 콘트레라스는 안전하게 직접 3루로 가서 베이스를 밟았다. 스미스 역시 의무적으로 진루해야 하는 만큼 포스 아웃 상황이었다. 그렇게 스미스도 아웃당했다.
에르난데스는 3년 6,600만 달러(약 940억 원), 스미스는 10년 1억 4,000만 달러(약 1,997억 원)의 계약을 따낸 고액 연봉자들이다. 둘이 합쳐 약 2,940억 원에 달하는 몸값을 자랑한다. 이런 선수들이 어처구니 없는 판단 오류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리하여 1사 만루에서 먼시의 타구는 ‘중견수 병살타’라는 참으로 기괴한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기록지 상 ‘병살타’라는 기록은 내야 땅볼 타구에만 입력되므로 엄밀히 ‘병살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더블 아웃’이 나온 것은 맞다. 딱 1m만 더 날아갔어도 만루 홈런이 됐을 타구라 더 아쉬울 법하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다저스는 5회 초에도 1사 1, 2루에서 무키 베츠가 4-6-3 병살타를 치며 또 득점에 실패했다. 그나마 6회 초에 프레디 프리먼의 솔로 홈런이 터지며 선취점을 낸 것은 위안거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