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의 스테판 커리"...상식을 깬 '야구 도사' 베츠, 포지션의 경계를 허문 '전천후' 멀티플레이어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밀워키 브루어스의 감독 팻 머피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1차전을 앞두고 LA 다저스의 무키 베츠를 미국 프로농구(NBA)의 스테판 커리에 비유하며 그의 다재다능함을 극찬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AI 배트'에 따르면 머피 감독은 오는 14일 열리는 NLCS 1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상대 팀 다저스 선수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베츠를 지목하며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마치 커리가 포워드로 뛰는 것 같다”고 비유하며, 베츠가 포지션의 경계를 허물고 유연하게 팀에 기여하는 다재다능한 선수임을 강조했다.
머피가 베츠를 커리에 비유한 것은 단순한 수사를 넘는 평가다. 커리는 농구 코트에서 포지션의 경계를 허무는 전천후 활약으로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는데, 베츠 역시 '정해진 역할'의 틀을 벗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베츠는 커리어 대부분 외야수로 활약해 왔다. 하지만 다저스는 2024년부터 유격수 전환 가능성을 타진했다. 베츠는 이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 이후 유격수를 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유격수로 첫 시즌을 보낸 그는 531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 -4를 기록했고, 9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2025년 유격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베츠는 OAA +5로 반등에 성공했다. 또한 전체 수비 WAR(대체 선수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 부문에서 2.6을 기록하며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베츠의 ‘틀을 깨는’ 활약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9일 "베츠가 풀 패키지 유격수로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익수로 6번의 골드글러브를 받은 그는 이제 리그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변신했다고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수년간 골드글러브급 우익수로 활약하던 선수가 올해는 유격수로 골드글러브 이야기가 나올 만큼 잘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경기, 가장 큰 무대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별한 두뇌와 재능이 필요하다”고 극찬했다.

베츠는 외야수와 유격수를 넘나들며 상황에 맞게 수비 위치나 공격 역할을 바꾸며 팀에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왔다. 올 시즌 타율 0.258 20홈런 82타점, OPS 0.732로 리그 평균 수준의 성적이지만, 여러 포지션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로 다저스의 전술 폭을 넓혔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타율 0.385, OPS 1.006을 기록하며 꾸준히 중심 타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포스트시즌처럼 승부처에서는 단순한 타율보다 상황 대처 능력, 수비 범위, 유연한 전술 기용 등이 중요하다. 머피 감독이 “커리 같다”는 비유도 베츠가 자신의 역할을 매 순간 재정의하며 팀의 흐름을 형성할 수 있는 선수라는 메시지다.
포지션의 한계를 넘어선 ‘야구판 커리’의 진가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또 한 번 증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