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02학번인지 02년생인지’ FA 다가오는데 얼마를 줘야 하나…‘곧 42세’ 최형우는 여전히 ‘토종 최고’ 좌타자

[SPORTALKOREA] 한휘 기자= 내년 시즌이면 42세가 되는 선수가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FA 자격을 얻는다. KIA 타이거즈의 ‘해결사’ 최형우 이야기다.
최형우는 지난 2024년 1월 5일 KIA와 1+1년 22억 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본래 2024시즌 후 3차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지만, 이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이 발동되며 올해까지 KIA에서 활약했다.
올해 최형우의 나이는 만 41세다. 올겨울 생일이 지나면 42세가 된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실제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최형우도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 한 차기 시즌 리그 최고령 선수 반열에 오른다.
아울러 이 나이에 FA 자격을 얻어도 굳이 신청하지 않고 구단과 연봉 계약을 맺는 선수도 흔하다. 그런데 최형우는 다르다. 이 늦은 나이까지 제 기량을 유지하며 FA를 신청해도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최형우는 리그 최고 수준의 좌타자로 활약했다.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로 펄펄 날았다. 타고투저 흐름이 강했던 지난해 다소 페이스가 꺾이는 듯했는데, 반대로 올해는 투고타저 양상이 강한 와중에도 성적이 반등한 것이다.
이번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선수 가운데 OPS 0.9를 넘긴 선수는 단 7명이다. 최형우는 5위다. 심지어 좌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삼성 르윈 디아즈(1.025)만이 최형우 위에 있다. 토종 좌타자 가운데 1위다.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통산 2,500안타, 역대 최고령 월간 MVP 수상 등의 업적이 줄을 이었다. 리그 통산 안타 순위에서도 2위로 치고 나갔다. 걷는 모든 걸음이 신기록이 된다. 오죽하면 ‘02학번이 아닌 02년생’과 같은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는다. 3차 FA로 C등급을 받는 것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다. 올해 ‘예비 FA’ 선수들 가운데 그만한 성적을 낸 야수가 없다 보니 농담을 섞어 ‘FA 최대어’라는 평가까지 받는 중이다.
물론 C등급이라곤 하나 선수 본인의 의향 등을 고려하면 KIA 잔류 가능성이 더 큰 것이 사실. 관건은 계약 규모다. 내년이면 42세다. 아무리 늙지 않는 최형우라고는 하나 예고 없는 노쇠화가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로서는 최형우가 지난해 KIA와 맺은 비FA 다년계약, 그리고 비슷한 나이대인 노경은(SSG 랜더스)이 올 시즌을 앞두고 맺은 2+1년 25억 원 규모의 재계약이 판단 준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활약이 워낙 빼어난 만큼, 기간은 짧아도 연봉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무난히 재계약을 완료한다면 차기 시즌에도 ‘기록 행진’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정(SSG)과 함께 KBO리그에서 그 누구도 달성한 적 없는 통산 1만 타석에 도전한다. 남은 타석 수는 최정 156타석, 최형우 229타석으로 최형우가 조금 많다.
손아섭(한화 이글스)에 이은 2번째 2,600안타도 14개만 남겨두고 있으며, 볼넷 3개만 더 얻어내면 양준혁(은퇴) 이후 처음으로 통산 1,200볼넷 고지도 밟는다. 역대 최초 통산 1,800타점까지도 63타점만 남겨두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