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집중 견제·체력적 한계도 극복한 유기상, '3점 단독 1위'를 만든 비결은 연습과 노력

[SPORTALKOREA=고양] 이정엽 기자= "슛은 정말 좋은 선수죠"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창원 LG와 고양 소노의 경기. 경기 전 손창환 소노 감독은 유기상(LG)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유기상을 현역 최고의 슈터로 평가하며 전문 수비수를 붙여야 할 정도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소노는 이날 이재도 대신 수비와 활동량이 뛰어난 김진유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유기상은 김승기 전 감독이 이끈 시절부터 소노에 강했다. 연세대 시절 정기전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치렀기에 지리적 익숙함도 존재했다. 데뷔 시즌부터 6경기에서 경기당 2.7개의 3점슛과 61.5%의 성공률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경기를 출전해 경기당 3개, 46.2%의 성공률을 보였다. 소노로선 귀신보다도 무서운 존재가 유기상이었다.

다만 종전 2시즌과 현재 유기상은 위상의 차이가 있다. 지난 2시즌간 유기상은 LG의 메인 옵션은 아니었다. 첫 시즌은 아셈 마레이, 양홍석, 이재도가 공격을 주도했고 유기상은 외곽으로 빠지는 공을 받아먹는 역할에 충실했다. 지난해 역시 양홍석 대신 합류한 칼 타마요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유기상에게 대놓고 전담 수비수를 붙일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성인 국가대표팀에서도 이현중, 여준석, 이정현과 함께 메인 옵션을 맡은 덕분일까. 유기상을 최고로 인정하며 견제하는 팀이 늘어났다.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라는 칭호를 받아 앞선 최고의 선수가 그를 견제한다. 아예 슛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럼에도 유기상은 이날 1쿼터부터 폭발적으로 터졌다. 마레이의 패스를 받아 첫 3점을 성공시킨 뒤 3쿼터까지 11점을 몰아쳤다. 이어 가장 중요했던 4쿼터, 그는 미드레인지 게임으로 첫 2점슛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터프샷 상황에서 3점을 터트리며 소노 아레나를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이후 종료 1분 23초 전, 73-71로 앞선 상황에서 유기상은 좌측 코너에서 양준석의 패스를 힘겹게 받았다. 24초 샷클락도, 가까이 붙어 있던 이정현도 그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었으나 어려운 자세에서도 침착하게 3점을 성공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유기상은 "그런 모션을 (양)준석이랑 평소에 연습할 때부터 많이 준비를 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비시즌 연습경기에서도 몇 번 해봤다"라고 성공 비결을 들려줬다.

유기상은 평소 많은 연습량을 가져가는 선수다. 지난해 여름부터 정규 시즌, 플레이오프, 챔프전, BCL ASIA, 아시아컵 그리고 2025-2026시즌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가장 높은 훈련 강도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범 경기가 끝난 뒤에는 출전한 선수 중 홀로 남아 1시간가량 웨이트 트레이닝과 슛 연습을 이어갔으며, 정규리그 개막전 당일에도 자신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야간 훈련을 자청했다.
그 결과 유기상은 최근 2경기에서 22점, 19점을 기록했다. 3점 성공 개수는 무려 5.5개다. 시즌 전체로 봐도 경기당 4개로 리그 단독 선두다. 성공률도 무려 50%에 달한다. 드래프트 당시 목표로 했던 리그 최고의 슈터 자리에 불과 프로 데뷔 3년 만에 올랐다.
사진=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