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또 해냈다” LEE팀 팬들의 조롱거리 된 다저스 전설...가을 징크스에 통쾌해한 샌프란시스코?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LA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 팬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팬 매체 '어라운드 더 포그혼(Around the Foghorn)'은 "샌프란시스코(SF)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팀 팬들에게는 여전히 하나의 가을 전통이 있다. 바로 다저스의 패배를 응원하는 것. 그리고 커쇼가 그 즐거움을 선사했다"며 "커쇼의 부진은 언제나처럼 SF 팬들의 환호 포인트가 됐다"고 적었다. 이어 "커쇼의 등번호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공포가 아닌 웃음의 상징이 됐다. 10월이야말로 그의 진짜 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지난 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NLDS(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2-8로 완패했다. 다저스 벤치는 7회 1-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은퇴를 앞둔 레전드 커쇼를 불펜에서 투입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이닝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8회 필라델피아의 집중타가 폭발했다. 5안타와 2개의 홈런으로 5점(4자책)을 내주며 경기는 순식간에 8-1로 벌어졌다. 결국 커쇼는 2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져 팀의 승리를 날렸다.

커쇼의 정규시즌 기록은 그야말로 전설적이다. 통산 223승 96패, 평균자책점(ERA) 2.53의 성적을 남겼다. 또 3052탈삼진, 사이영상 3회 수상, 10시즌 연속 ERA 3.00 이하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기록은 전혀 다르다. 40경기(선발 32회) 출전해 13승 13패, ERA 4.63에 그쳤다. 196⅓이닝 동안 피홈런 32개는 정규시즌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즉, 커쇼는 정규시즌에서 무결점의 천재였다면 포스트시즌에서는 홈런에 흔들리는 비운의 에이스였다.
9일 NLDS 3차전 경기 후 동료 무키 베츠는 커쇼를 감쌌다. 베츠는 “보기 힘든 등판이었지만, 두 이닝으로 커쇼의 커리어를 평가해선 안 된다”며 “그는 다저스타디움 앞에 동상이 세워질 선수다. 명예의 전당 1순위 투수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하나다. 그 두 이닝으로 모든 걸 부정한다면,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의 반응은 달랐다. '어라운드 더 포그혼'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경기 직후 SNS에서 "커쇼가 또 해냈다", "역시 가을의 커쇼답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매체는 이어 샌프란시스코의 전설적인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커쇼와 비교했다. 범가너는 통산 정규시즌 ERA는 3.47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 ERA는 2.11, 월드시리즈에서는 ERA 0.25에 불과했다. 그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세 개나 거머쥐며 ‘가을의 사나이’로 불렸다. 반면 커쇼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두 개뿐이다. 하나는 코로나 단축 시즌(2020년), 다른 하나는 부상으로 불참한 2024년 시즌이었다.

커쇼의 수상 경력만 놓고 보면 분명 명예의 전당 1순위 투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그를 덮친 10월의 징크스는 끝내 위대한 커리어의 그림자로 남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