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좋은 팀 아니야” 맞는 말이었다니, 처참한 경기력→1승 3패 탈락…“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못 했어

[SPORTALKOREA] 한휘 기자= 뉴욕 양키스는 좋은 팀이 아니었다. 적어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말이다.
양키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LDS) 4차전에서 2-5로 졌다. 이 패배로 양키스의 시리즈 전적은 1승 3패가 되며 탈락했다.
원정 2경기를 모두 내준 양키스는 전날(8일)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 9-6으로 이기며 반전을 꾀했다.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으나 2차전에서 터질 기미가 보인 타선의 화력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그럼에도 한 경기만 지면 시즌을 마치는 절체절명의 상황.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전날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탓일까. 양키스는 1차전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타선이 말이다.

선발진 공백이 심한 토론토는 불안정성이 큰 ‘불펜 데이’를 진행했다. 하지만 양키스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6안타 6볼넷으로 출루 횟수는 적지 않았으나 득점은 단 2점. 짜임새가 ‘낙제점’이었다. 애런 저지는 제 몫을 했으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선발 투수 캠 슐리틀러가 6회까지 2점만 내주며 호투했다. 그런데 7회가 문제였다. 1사 1루에서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땅볼을 2루수 재즈 치좀 주니어가 뒤로 빠뜨리는 어이없는 실책을 범한 것이다.

결정타였다. 양키스는 데빈 윌리엄스를 올려 불을 끄려고 했으나 결국 2사 후 네이선 루카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에 8회 출격한 카밀로 도발마저 마일스 스트로에게 쐐기 적시타를 맞으며 승기가 넘어갔다. 결국 시즌이 끝났다.
양키스는 지난해 94승 68패(승률 0.580)로 AL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를 증명하듯 포스트시즌에서도 선전을 이어가며 월드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비록 LA 다저스에 막혀 준우승에서 멈췄지만, 의미 있는 성과였다.

이에 올해 16년 만의 월드 시리즈 제패를 노렸다. 저지가 건재한 타선의 힘으로 상위권을 지켰다. 문제는 투수진. 게릿 콜과 루이스 힐의 부상, 데빈 윌리엄스의 부진 등으로 마운드가 평균 이하로 굴러떨어졌다. 결국 여름 이후 토론토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지구 2위로 내려앉았다.
심지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지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2, 3차전을 내리 잡고 ‘0% 확률’을 뚫었다. 그러나 이것이 전조였다는 듯 ALDS에서 처참한 경기력으로 탈락했다.
1, 2차전에서 도합 23실점이나 할 정도로 마운드가 공략당했다. 그나마 좀 나아졌다는 3차전과 4차전에서도 합쳐서 11점을 내줬으니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타선이 이를 만회할 만큼 화력을 뿜어내지도 못했다. 수비도 불안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토론토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후 구단 TV 아나운서를 맡고 있는 벅 마티네즈는 지난 9월 10일 방송에서 “양키스는 좋은 팀이 아니다. 그들의 기록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디스’했다. 마치 해외 축구 팬덤의 ‘빅클럽 논쟁’에서나 볼 수 있는 직설적인 표현이 대놓고 나온 것이다.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일부 생각과 달리 우리는 좋은 팀이다”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양키스는 우승하기엔 좋은 팀이 아니었다.
팀의 간판스타인 저지 역시 인정했다. 저지는 이날 경기 패배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못 했다. 목표에 다다르지 못했다”라며 “특별한 선수들과 함께 즐거운 한 해를 보냈지만, 마지막 보상은 얻을 수 없었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