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차붐을 확실히 기억해”…무패 우승 명장 벵거도 감탄한 ‘갈색 폭격기’ 차범근,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어”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전설적인 명장 아르센 벵거가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을 향한 깊은 존경과 추억을 전했다.
9일 유튜브 채널 ‘EA SPORTS FC 온라인’에는 ‘“벵거 형님 밥 먹어요!” 두 전설의 한 끼 식사 | 2025 아이콘 매치’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2025 아이콘 매치 행사에 참석한 차범근과 FC 스피어의 감독으로 참가한 벵거가 식사 자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현재 FIFA에서 행정가로 활동 중인 벵거는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차범근의 활약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신기한 인연이다. 내가 어릴 때 살던 곳은 독일 국경 근처인 스트라스부르였다. 주말이면 늘 분데스리가 경기를 봤는데, 난 차붐을 확실히 기억한다. 독일에 온 한국선수가 매주마다 골을 넣는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며 “도대체 어디서 그런 득점 감각을 배운 건지, 그때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차범근은 “그 시절 한국은 아직 월드컵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좋은 축구를 배우겠다’는 생각 하나로 독일에 갔다”며 “어려서부터 공과 함께 놀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차범근 축구상’을 만들었고, 벌써 37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차범근은 이어 “박지성, 황희찬도 우리 축구상 출신이다. 지금은 아이들과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벵거는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진심 어린 찬사를 보냈다.
벵거의 말처럼 차범근은 아시아 축구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아시아가 ‘축구 변방’으로 평가받던 1970년대 후반, 그는 홀로 독일 무대에 도전해 분데스리가의 길을 개척했다.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등에서 활약하며 ‘차붐’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독일 무대 통산 308경기 98골을 기록, 당시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독일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아시아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벵거는 선수 시절에는 차범근처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도자로서는 축구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아스널을 22년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3회, FA컵 7회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2003/04시즌에는 리그 역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을 이끄는 등 세계적인 명장으로 유명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튜브 EA SPORTS FC 온라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