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유틸리티’가 대역전승 발판 놓았다, 가을야구 첫 안타로 적시 2루타 쾅! 이제 ‘지구 최강 1선발’의 차례

[SPORTALKOREA] 한휘 기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거둔 대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선수는 ‘한국계’ 유틸리티 야수였다.
디트로이트 저마이 존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LDS)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애틀이 우완 브라이스 밀러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면서 존스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 0-3으로 밀리던 5회 말 딜런 딩글러가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밀러를 강판시켰다. 좌완 게이브 스파이어가 마운드에 섰다.
이에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좌타자 파커 메도우스의 타석에 존스를 투입했다. 올해 ‘좌완 킬러’로 이름을 날린 그가 기회를 이어 주길 바란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존스는 스파이어의 초구 낮은 패스트볼을 기다렸다는 듯 통타했다. 3루수 키를 넘겨 좌익선상 깊은 곳으로 굴러가는 2루타가 됐다. 2루 주자 딩글러가 홈을 밟으며 스코어는 1점 차가 됐다.
뒤이어 하비에르 바에스까지 좌전 안타를 날리며 존스도 홈을 밟았다.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 존스는 6회 초 수비에서 곧바로 웬실 페레스와 교체됐으나 그의 안타는 결국 경기 분위기를 뒤집는 힘이 됐다. 디트로이트가 9-3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1승 그 이상의 값진 승리다. 디트로이트는 1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가져왔다. 하지만 2차전에서 ‘에이스’ 타릭 스쿠발을 내고도 지더니, 3차전에서도 마운드가 흔들리며 경기를 내줬다. 1승 2패.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번 경기에서도 먼저 3점이나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위기였다. 그런데 딩글러의 적시타로 추격을 개시하더니, 존스가 대타로 나와 적시타에 동점 득점까지 올리며 완전히 분위기를 바꾸고 이겼다.

존스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빅리그 입지가 불안한 백업 유틸리티 선수였다. 그런데 올해 디트로이트에 합류하더니 타율 0.287 7홈런 23타점 OPS 0.937로 펄펄 날았다. 좌완 상대 OPS가 0.970에 달했다.
특히 9월 들어 팀이 침체에 빠진 와중에도 월간 타율 0.424로 펄펄 날며 팀을 지탱했다. SNS 상의 디트로이트 팬들은 “존스가 우리의 2025시즌을 구해냈다”, “이런 활약이 팀에 정말 필요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존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데뷔에도 성공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애틀과의 ALDS에서는 타석에 두 번 들어서서 볼넷만 두 차례 골랐는데, 이번에 드디어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고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런 활약 덕에 디트로이트는 ALDS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5차전 선발 투수로 스쿠발을 예고했다. 올해 AL 사이 영 상 수상이 유력한,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다. 2차전에서도 솔로 홈런 2개를 맞았음에도 7이닝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디트로이트가 AL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 진출한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과연 12년 만에 디비전 시리즈의 벽을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