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영원한 주장' 제라드, 평생 조롱거리로 만든 '그 사건' 여전히 못잊었다 "후회 지금도 떠올라"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리버풀 FC의 영원한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을 목전에 놓치게 만들었던 그날의 실수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8일(한국시간) "제라드가 선수 시절 자신을 괴롭히는 후회와 실수에 대해 털어놓았다. 특히 결코 이루지 못한 PL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그를 따라다닌다"고 전했다.
제라드는 명실상부 리버풀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그는 리버풀에서만 17년(1998~2015)의 세월을 보냈고, 통산 710경기 186골 154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리버풀을 이끌며 '영원한 주장'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여기에 더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워딩턴컵·칼링컵(現 카라바오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이렇듯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딱 한 가지 오점이 존재한다. 바로 리그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것.
사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3/14시즌 당시 리버풀은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24년 만에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다만 시즌 막판 36라운드 첼시전은 리버풀에 악몽이 됐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리버풀은 첼시의 골문을 거세게 두드렸지만, 전반 종료 직전 제라드가 후방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며 뎀바 바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기세가 꺾인 리버풀은 끝내 만회하지 못했고, 윌리안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 패배로 리버풀(승점 84)은 맨체스터 시티 FC(승점 86)에 밀려 결국 승점 2점 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날 제라드의 실수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조롱거리로 회자됐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매체에 따르면 제라드는 리오 퍼드난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리그 우승은 내가 반드시 해냈어야 했다"며 "그 후회는 지금도 자주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이 가장 자주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순간들 이스탄불, 올림피아코스, FA컵을 이야기할 때는 기분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인터뷰나 TV에서 내가 잉글랜드 대표로 백패스를 잘못 준 장면, 부진했던 경기, 놓친 페널티를 보면 정말 기분이 엉망이 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그는 "첼시전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기분이 엉망이 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걸 안고 살아야 하고, 통제해야 한다. 매일 떠오르진 않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남자로서 책임져야 한다. 바꿀 수는 없으니까"라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끝으로 "나는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못 한 채 이렇게 앉아 있다. 단지 그 해(2014년)뿐만이 아니라 매년 그랬다. 리버풀의 주장으로서 나는 그 트로피를 가져와야 했다. 그건 내 책임이다. 인정하고 감당해야 한다"며 "특정 순간들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좋든 나쁘든, 떠오를 때마다 그냥 받아들이고 넘어간다. 그래도 그런 기억들은 여전히 생각 속을 오간다"고 씁쓸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진=ESPN,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일리메일, Rio Ferdinand Pres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