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살려낸 ‘슈퍼세이브’, 이게 골드글러브 1루수의 위엄이다! 공격 말고 수비에서도 ‘가을 사나이’ 이름값 하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가을 사나이’라는 칭호는 방망이만 잘 돌려서 붙은 것이 아니다.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2차전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평범했다. 하지만 그 안타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다저스 타선을 완벽하게 묶던 상대 선발 투수 헤수스 루사르도에게 경기 첫 피장타를 안겼기 때문. 프리먼은 7회 초 무사 1루에서 우전 2루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프리먼의 이 2루타가 다저스의 대량 득점을 견인했다. 이어 올라온 오라이언 커커링을 상대로 키케 에르난데스의 1타점 땅볼과 윌 스미스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침묵하던 오타니 쇼헤이까지 구원 등판한 맷 스트람으로부터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그런데 프리먼의 ‘진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회 대량 득점으로 4-0으로 앞서던 다저스는 고질병인 불펜난 탓에 막판 맹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4-1 상황에서 9회 올라온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2점을 헌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알렉스 베시아가 올라와 2아웃까지는 잡았으나 여전히 주자는 1, 3루 상황. 다저스는 다시 몸을 풀던 사사키 로키를 결국 마운드에 올렸다. ‘타격왕’ 트레이 터너가 타석에 섰다. 사사키의 2구를 쳤다. 힘없는 타구가 바운드된 후 2루수 토미 에드먼에게 잡혔다.
에드먼의 송구가 짧았다. 프리먼에게 닿기 전에 땅에 튀었다. 숏바운드 처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프리먼은 프리먼이었다. 무릎을 꿇어가며 공을 건져냈다. 이후 중심을 잃고 흙바닥에 나뒹구는 와중에도 공은 글러브에 안겨 있었다.
결정적인 ‘스쿱 플레이’가 나왔다. 만에 하나 공이 빠졌다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이 됐을 것이다. 심지어 다음 타자는 카일 슈와버. 사사키가 더 흔들려 끝내기를 맞았을 지도 모르는 세계선을 없애버렸다.

프리먼의 강점이 잘 드러난 장면이다. 프리먼은 통산 2,431안타 367홈런에 OPS 0.897, MVP 1회 수상과 실버 슬러거 3회 석권 등 빼어난 타격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다. 하지만 수비력 역시 1루수 가운데는 최고 수준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이던 2018년에는 NL 골드글러브도 차지했다.
수비 범위는 비교적 평범하나 송구 포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로 유명한 안드렐톤 시몬스와 함께 뛰던 당시 시몬스의 괴물 같은 수비의 원동력 중 하나가 1루수 프리먼이 이상한 송구도 안정적으로 잡아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올해 들어 종종 공을 흘리는 등 평가가 조금 하락했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여전하다. 지난 6월 2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도 5-4로 앞서던 9회 말 1사 만루에서 유격수 무키 베츠의 짧은 송구를 완벽한 ‘숏바운드 캐치’로 잡아 병살타를 완성하고 팀을 구해냈다.

프리먼은 포스트시즌에서만 통산 65경기 14홈런에 OPS 0.888을 기록할 만큼 가을에 강하다. 특히 월드 시리즈에서 OPS 1.171을 기록할 만큼 가을이 깊어질수록 기량이 올라간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월드 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가을 사나이’ 타이틀을 받은 원인에 타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팀을 구해내는 호수비. 이것을 논하지 않고서는 프리먼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