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그 자체', 'MZ 루키의 반란' 다른 세계에서 한 번 경험하고 왔나? 메이저리그 가을 야구에 불어닥친 역대급 신인 …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최근 메이저리그(MLB) 가을 야구에 신선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데뷔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어린 루키 선수들이 마운드를 지배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선수는 뉴욕 양키스의 캠 슐리틀러.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로 등장한 그는 8이닝 동안 12탈삼진 무볼넷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2001년생 유망주 슐리틀러는 이날 경기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1승 1패. 패하면 시즌 자체가 막을 내리는 상황에서 슐리틀러는 부담감 대신 재미를 느끼며 엄청난 투구를 펼친 것. 그가 얼마나 강심장 투수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MLB 기록 전문 기자 사라 랭스에 따르면 가을 야구 데뷔전에서 슐리틀러보다 더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경기를 펼친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또,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8이닝 동안 볼넷 없이 탈삼진을 12개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즉 슐리틀러보다 나은 투구를 펼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슐리틀러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다.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나선 그는 5⅓이닝을 던지며 11탈삼진 1피안타 무볼넷 경기를 펼쳤다. 마운드를 내려갈 때 투구수가 78개밖에 되지 않았기에 토론토 홈팬들은 그가 그라운드에 더 머무르기를 바랄 정도였다.
예세비지는 슐리틀러와 같이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는 아니다. 다만 시속 95마일 중반의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무기로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그는 31번의 스윙 중 18번의 헛스윙을 끌어내 지난 2008년 피치 트래킹이 시작된 이래로 25회 이상 스윙을 한 경우 중 가장 많은 헛스윙률(58%)을 이끌었다.
또 예세비지는 토론토 투수 가을 야구 역사상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데이비드 프라이스, 후안 구즈만, 데이브 스팁이 기록한 8개다.

슐리틀러, 예세비지와 함께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사사키 로키도 마무리 투수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올렸던 사사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3으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슐리틀러, 예세비지, 사사키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신감과 생소함이다. 이들은 소위 'MZ 세대'로 마운드에서 겁이 없다. 한가운데로 패스트볼을 뿌려도 상대 타자가 칠 수 없다는 마인드를 가졌다. 또 포스트시즌에 만나는 상대는 이들의 공을 직접 마주한 적이 없다. 이에 각 구단은 강심장을 지닌 신인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기선 제압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