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랑 뛰던 그 선수, ‘MLB 역대 3위’ 진기록 썼다…하지만 길어야 두 타석, ‘터너 타임’ 선보일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40세의 늦은 나이로 ‘리드오프’로 낙점된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전 동료가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까.
컵스 저스틴 터너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2차전에 1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날 컵스는 저스틴 터너(1루수)-니코 호너(2루수)-카일 터커(지명타자)-스즈키 세이야(우익수)-이안 햅(좌익수)-카슨 켈리(포수)-피트 크로우암스트롱(중견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맷 쇼(3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이마나가 쇼타가 선발 등판한다.


터너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번 경기일 기준 터너의 나이는 40세 317일. MLB 역사상 2000년 리키 헨더슨(당시 시애틀 매리너스)과 1996년 아지 스미스(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MLB 포스트시즌 역사상 3번째로 나이가 많은 ‘리드오프’가 됐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뛰던 당시 팀 동료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맹활약하는 ‘클러치 히터’ 본능 덕에 ‘터너 타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늦은 나이에 기량을 만개한 ‘대기만성’의 표본이기도 하다. 볼티모어와 뉴욕 메츠 시절 터너는 평범한 백업 내야수였다. 4시즌 통산 홈런은 8개에 불과했다. 2013시즌 후 메츠를 떠났고, 내야 보강이 필요하던 다저스에 합류했다.
그리고 타격폼 교정이 대성공을 거두며 터너는 29세의 늦은 나이에 처음 주전으로 도약했다.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7홈런 43타점 OPS 0.897로 맹활약해 다저스의 ‘히트 상품’이 됐다.

터너는 2022시즌까지 다저스에서 ‘롱런’하며 통산 1,075경기 타율 0.296 1,088안타 156홈런 574타점 OPS 0.865를 기록했다. 2020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6경기에서 타율 0.320 2홈런 OPS 1.06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22년 만의 우승을 견인했다.
다저스를 떠난 후로도 터너는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올해 컵스에 둥지를 틀었다. 마이클 부시와 함께 ‘플래툰 요원’으로 1루수 자리에서 활약했다.

40세의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타율 0.219 3홈런 18타점 OPS 0.602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여기에 컵스가 시즌 막바지 베테랑 스위치 히터 1루수 카를로스 산타나를 영입해 터너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산타나가 컵스 입단 후 OPS 0.263으로 부진했던 데다, 큰 경기에서 강한 터너의 이력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로스터에 승선했다. 경기 출전은 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라인업에 포함됐다.

다만 일찍 교체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터너가 선발 출전하는 이유는 밀워키가 2차전 선발 투수로 좌완 애런 애슈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애슈비가 오프너 역할만 수행한 뒤 우완 선발 요원인 퀸 프리스터가 ‘벌크 가이(오프너 뒤에 등판하는 롱 릴리프)’로 나설 것을 예상하는 중이다.
프리스터가 등판하면 터너는 곧바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길어야 두 타석 정도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본인의 ‘클러치 본능’을 증명하고 팀의 1차전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