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수 무안타 2병살’ 구자욱-디아즈 침묵에 차게 식은 사자 군단…‘후반기 ERA 7.04’ 로건은 공략해야 삼성 희망 보인…

[SPORTALKOREA] 한휘 기자= ‘업셋’을 당할 위기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는 결국 팀 핵심 타자 2명이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삼성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로 졌다. 이 패배로 삼성은 더 이상의 ‘어드밴티지’ 없이 2차전에서 진출과 탈락의 운명이 갈리는 한판승부를 벌이게 됐다.

스코어에서 보이듯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이날 삼성 타선은 단 5안타 3볼넷에 그쳤다. 그나마 유일한 득점도 이성규의 홈런으로 나온 것.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짜임새를 선보이며 득점을 뽑아낸 적이 아예 없었다.
NC 선발 투수 구창모를 상대로 6회까지 한 점만 내고 꽁꽁 묶였다. 이후 7회부터 매 이닝 볼넷을 하나씩 골라냈으나 안타가 하나도 나오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할 수 없었다. 결국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특히나 아쉬웠던 점은 타선의 ‘코어’들이 안타나 볼넷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삼성 타선의 ‘키’는 김성윤-구자욱-르윈 디아즈로 이어지는 2~4번 라인이었다. 이 가운데 김성윤만 안타 하나를 치는 데 그쳤다.
구자욱과 디아즈는 침묵했다. 구자욱은 4타수 무안타, 디아즈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이었다. 심지어 둘 다 1루수 맷 데이비슨에게 걸리는 병살타도 하나씩 기록했다. 찬스를 살리거나 최소한 기회를 이어가야 할 이들이 부진하니 더욱 뼈아팠다.


더구나 이날 삼성은 리드오프로 나선 이재현이 첫 두 타석에서 내리 안타를 칠 만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이재현이 안타를 칠 때는 김성윤이 침묵했고, 김성윤 뒤에 배치된 구자욱과 디아즈마저 제 몫을 못 하니 기회를 살릴 수가 없었다.
더 아쉬운 점은 타구다. 구자욱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양산하는 중장거리포, 디아즈는 뜬공으로 담장을 넘기는 전형적인 거포다. 하지만 이날 구자욱과 디아즈가 날린 7개의 타구는 전부 땅볼이었다. 내야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정규시즌 활약이 빼어났기에 더욱 타격이 컸다. 구자욱은 시즌 초 부진을 딛고 6월 이후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로 활약했다. 후반기 OPS가 1.031에 달했다. 시즌 종합 성적도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OPS 0.918로 훌륭하다.
디아즈는 말할 필요가 없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50홈런-150타점 고지를 밟았다.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OPS 1.025다. 순수 타격만 놓고 보면 올해 KBO리그에서 디아즈를 능가한 이가 없다.
그런 ‘S급’ 선수들은 팀 타선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모두 해당한다. 그런 선수가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손잡고 침묵했다. 득점이 잘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


결국 2차전에서 만회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삼성 타선 입장에선 그래도 상대해 봄 직한 투수를 만난다. 로건 앨런이다. 전반기 준수한 투구를 선보이던 로건은 후반기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04로 와르르 무너졌다. 올해 삼성전 평균자책점도 5.91(10⅔이닝 7실점)로 좋지 않다.
디아즈를 상대로 6타수 1안타로 강했던 점은 걸림돌이지만, 대신 구자욱이 로건을 상대로 6타수 3안타에 3루타도 하나 쳐낼 정도로 감각이 좋았다. 디아즈는 달라진 모습을, 구자욱은 정규시즌의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2015년 이후 2차전이 열린 적은 총 3번이다. 그 가운데 업셋은 단 한 번 있었는데, 하필 그게 바로 지난해다. 과연 삼성이 1년 만에 다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을까.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뉴시스,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