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만들어드릴 것”→가을야구행 ‘기적’은 일궈낸 132억 좌완…9K 호투 이어 와일드카드에서도 드라마 쓸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절반이나마 약속을 지킨 NC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가 팀의 꿈을 조금 더 이어갈 수 있을까.
NC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원정 경기 선발 투수로 구창모를 낙점했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가 나선다.
예견된 수순이다. NC는 4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에이스’ 라일리 톰슨을 소모했다. 로건 앨런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7.04에 달할 정도로 부진했고, 신민혁 역시 1차전부터 부담을 지우기엔 리스크가 있다. 선발 자원이 부족하다.

결국 한때 NC 마운드를 지탱하던 ‘토종 에이스’에 기대게 된다. 구창모는 데뷔 초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가 2019시즌 23경기(19선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호투하며 선발에 자리를 잡았다.
2020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에이스’ 수준의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 해 이후 통산 성적은 45경기(42선발) 21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2.14로 리그 정상급이다. 2022시즌을 마치고는 최대 7년 132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 계약도 맺었다.
문제는 부상이다. 4시즌 동안 45경기 256⅔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규정 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 2021시즌은 아예 통째로 날렸고, 2023시즌도 51⅔이닝만 던지고 시즌을 접었다. 결국 이 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도 불발됐다.
이에 구창모는 2023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부상 회복 때문에 퓨처스리그에서도 등판이 많지 않았다. 2년 동안 단 11이닝만 던졌다. 올해 전역해 NC에 복귀했으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1군 합류는 지연됐다.

다행히 복귀 후 건재함을 드러내고 있다.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51(14⅓이닝 4실점)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30일 KT 위즈와의 운명의 일전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이라는 ‘괴력투’로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결과적으로 NC가 KT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타면서 이 승리가 NC를 가을야구로 보낸 셈이 됐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에이스다운 모습이 터져나온 것이다.
구창모는 이날 복귀 후 최다인 78개의 공을 던지며 점점 투구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로부터 5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9월 18일에 이미 삼성을 상대해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기억도 긍정적인 요소다.

NC의 마운드 사정은 녹록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이 4.82로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선발과 불펜을 막론하고 믿을 만한 선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4일 등판해 이제 하루 쉰 라일리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그런 와중에도 공룡 군단은 9월 이후 보여준 기적을 가을야구로 잇고자 한다. NC는 9연승이라는 쾌조의 페이스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비공식 10연승’과 함께 2차전부터 성사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구창모는 올 시즌 전 이호준 NC 감독과의 통화에서 “복귀할 때까지 팀이 5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면 1위로 만들어드리겠다”라고 전했다. 비록 1위는 만들어 주지 못했지만, 극적으로 가을야구를 보내는 데는 성공했다. 가을의 꿈을 더 이어줄 수 있을까.

사진=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