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타이기록 눈앞’ 양의지가 역사에 도전한다…사상 첫 포수 타격왕 2회 수상, ‘황금장갑’ 따 놓은 당상?

[SPORTALKOREA] 한휘 기자= KBO리그 역사상 단 한 명만이 달성한 기록이 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이제 그 경지에 도전한다.
지난 4일 치러진 2경기를 끝으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1~5위 팀은 포스트시즌이라는 마지막 열전을, 6~10위 팀은 절치부심해 차기 시즌 반전을 준비한다.

정규시즌이 마무리되며 개인 기록 경쟁도 일단락됐다. 자연스레 연말에 열릴 여러 시상식에서 누가 어떤 상을 받아 갈지도 관심사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두산의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한 양의지다.
1987년생인 양의지는 올해로 38세다. 이제 노장 반열에 드는 선수다.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 포지션임을 고려하면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작지 않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양의지의 성적은 130경기 타율 0.337 20홈런 89타점 OPS 0.939(출루율 0.406/장타율 0.533)로 훌륭하다. 타격왕 타이틀을 따냄과 동시에 출루율 3위, 장타율 5위, OPS 4위 등 비율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섭렵했다.
20홈런 시즌은 NC 다이노스에서 뛰던 2022시즌 이후 3년 만이다. 153개의 안타도 2021시즌(156안타) 이후 가장 많다. 많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며 여전히 KBO리그 최고의 포수임을 증명했다.

세부 지표는 더 눈에 띈다. 100을 기준으로 선수의 상대적인 생산성을 측정하는 wRC+(조정득점생산력·스탯티즈 기준)에서 양의지는 162.8로 리그 4위에 올랐다. 이는 양의지의 두산 시절 ‘커리어 하이’인 2018년과 맞먹는 수치다. 당시 OPS가 1.012로 더 높지만, 그때보다 올해 투고타저 흐름이 더 강한 점이 반영됐다.
양의지는 NC 이적 후 첫 시즌이던 2019년에도 타격왕을 차지한 바 있다. 그로부터 6년 만에 수위타자 타이틀을 다시금 거머쥐었다. 포수 포지션의 선수가 타격왕을 2번 수상한 것은 양의지가 처음이다.

이런 활약을 펼친 만큼 포수로 범위를 한정하면 올해 양의지의 활약은 더욱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OPS, 안타와 타점까지 동 포지션 내 1위에 올랐다. 득점(56득점)과 홈런만 LG 트윈스 박동원에 밀렸다.
애초에 OPS 0.9는 고사하고 0.8을 넘긴 포수도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에는 양의지가 유일하다. 올해 ‘최고의 포수’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 조금의 모자람도 없다.

자연스레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커진다. 양의지는 지난 2023년 생애 9번째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포수 포지션에서는 8번째 수상으로, 역대 포수 최다 수상자 반열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수상하면 통산 10번째 골든글러브다.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은 KBO리그 역사상 단 한 명만이 이뤄낸 ‘대업’이다. ‘라이온 킹’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1루수로 7회, 지명타자로 3회 등 총 10번이나 황금장갑을 꼈다. 마지막 수상은 2015년. 정확히 10년 전이다.
그 경지에 양의지가 도전한다. 지난해에는 포수 수비 이닝을 채우지 못해 후보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726이닝을 소화하며 후보 자격도 채웠다. 이제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만 남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