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1+1년 5억 계약 안겼나...'생애 첫 우승→4수 끝 첫 FA 계약' 서건창, 1군 10G 출전 기록 남기고 방출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이럴 거면 왜 억대 연봉을 안겨 가며 FA 계약을 맺은 것일까. 2025시즌 1군서 고작 10경기 출전에 그친 서건창이 끝내 '고향 팀' KIA 타이거즈서 방출 쓴맛을 보게 됐다.
KIA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내야수 서건창과 투수 김승현, 박준표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투수 강병우와 외야수 예진원에 대해서는 육성 선수 말소를 요청했다. 한편, 투수 홍원빈은 최근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혀 임의해지 했다"고 덧붙였다.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5명의 이름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KIA 유니폼을 입기 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고 선수(현 육성 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1군서 단 1경기 출전 기록을 남기는 데 그쳤다.
군복무를 마치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재능을 꽃피웠다. 2014년에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1안타, 2024년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202안타로 경신)을 달성하며 MVP에 등극했다.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서건창은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다. 첫 FA를 앞둔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LG에 컴백한 그는 절치부심하며 반등을 노렸으나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2023년에도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며 FA 3수에 실패한 서건창은 LG에 방출을 요청한 뒤 고향 팀 KIA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연봉 5,000만 원의 계약을 맺고 바닥에서 다시 출발한 그는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26타점 OPS 0.820로 부활에 성공했다. 정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그는 KIA 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생애 첫 챔피언 반지도 차지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서건창은 해가 바뀌도록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그는 2025년 1월 9일 1+1년 총액 5억 원(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4,000만 원, 옵션 1억 6,000만 원 등)의 조건에 사인하며 KIA에 잔류했다.
계약 발표 당시 KIA 구단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등록돼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현장에서 올 시즌에도 폭넓게 활용할 뜻을 내비쳐 FA 계약을 체결했다”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 기간 동안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건창에게 많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4월 중순까지 1군서 10경기 타율 0.136(22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엔트리에서 사라진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콜업되지 못했다.
올 시즌 절대 1강으로 꼽혔던 KIA는 8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선수단 정리에 나섰고, 결국 KIA와 서건창의 계약은 '루즈-루즈(lose-lose)'가 되고 말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