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5km 쾅!’ 다저스 불펜에 한 줄기 빛 되나? 日 괴물의 프로 데뷔 첫 세이브…적지에서도 ‘임무 완수’

[SPORTALKOREA] 한휘 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마무리 투수. 바로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 로키다.
사사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1차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팀이 5-3으로 앞선 9회 말에 마무리 투수로 출격했다. 첫 타자 J.T. 리얼뮤토를 4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맥스 케플러에게 2루타를 맞으며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사사키는 공 한 개로 닉 카스테야노스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이어 브라이슨 스탓을 3구 만에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원정팀 다저스의 1차전 승리를 지켜냈다.

놀랍게도 사사키의 프로 데뷔 이래 첫 세이브다. 일본프로야구(NPB) 시절에도 마무리 투수로 나와 세이브를 챙긴 적은 없다. 올해 다저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시즌 막판 불펜으로 전환해 위력을 발휘하더니, 포스트시즌 들어 ‘히든 카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사사키는 NPB 치바 롯데 마린즈에서 뛰며 ‘레이와의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2022년에는 고작 만 20세의 나이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일찌감치 미국 구단들이 눈독을 들였다.
예상보다 빠른 2024시즌 후 포스팅을 신청했다. 승자는 다저스였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치고는 이례적으로 큰 650만 달러(약 92억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첫 시즌은 아쉬웠다. 어깨 부상 탓에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정규시즌 10경기(8선발) 36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46의 평이한 성적만 남겼다. 그나마도 선발 투수로 나온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4.72로 지표가 더 나빠진다. 삼진(24개)과 볼넷(22개)이 비슷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사사키가 가을을 맞아 ‘히든 카드’로 탈바꿈했다. 어깨 부상을 전부 털고 지난달 로스터에 복귀했다. 불펜으로 2경기에 출전해 안타 1개만 맞는 동안 삼진을 4개나 솎아내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에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승선했다.
사사키는 지난 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NL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 2차전 팀이 8-4로 앞선 9회 초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로 강렬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더니 이번 경기에서는 세이브까지 챙겼다.

다저스는 올해 마무리 투수로 뛴 태너 스캇이 10번이나 블론세이브를 저지를 정도로 부진한 탓에 뒷문 고민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그런데 사사키가 2경기 연속으로 9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갑갑하던 속이 뻥 뚫린 기분일 것이다.
특히나 이번 등판은 원정 경기라 의미가 더 컸다. 극성으로 이름난 필라델피아 홈 팬들이 자아내는 위압감 속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세이브를 따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사사키 개인적으로도 적잖은 성장을 이뤄냈을 만한 경기다.
사사키가 이런 모습을 올해 끝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올해 계속 불안하던 다저스의 불펜 운용도 훨씬 편해질 것이다. 과연 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사사키의 오른팔에 팬들의 눈길이 모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