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후회하게 해주겠어! 재계약 실패→방출 설움 겪은 뷸러, PS 로스터 합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워커 뷸러가 LA 다저스 유니폼이 아닌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를 적으로 상대한다.
필라델피아는 5일부터 열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다저스와의 5전 3선승제 경기를 앞두고 26인 로스터를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산체스, 레인저 수아레스, 브라이스 하퍼, 카일 슈와버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가운데,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트레이 터너도 정상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주목할 선수는 뷸러다. 워낙 가을에 강했을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가 상대하는 다저스와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21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뷸러는 '푸른 피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다저스)의 후계자로 꼽히며 다저스가 애지중지한 선수였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우완 강속구 파이어볼러로 활약했고, 2018년부터 4시즌 동안 1선발로 뛰며 39승 13패 평균자책점 2.82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1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뷸러의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2022시즌 2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복귀 이후 뷸러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쳤고, 1선발은커녕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뷸러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타일러 글래스나우, 개빈 스톤, 커쇼 등이 차례로 부상을 당해 뷸러가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그리고 뷸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메디슨 범가너 이후 최고의 '가을 사나이'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에 뷸러는 다저스와 재계약을 맺을 것처럼 보였으나 현실은 달랐다. 다저스는 뷸러 대신 사사키 로키와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다. 결국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으며 FA 재수를 택했다.

보스턴에서 뷸러는 좋지 않았다. 7승 7패 평균자책점 5.45에 그쳤다.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보스턴은 뷸러를 방출했고, 필라델피아가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그를 영입했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났다. 9월이 되자 뷸러의 가을 DNA가 살아난 것. 3경기에 출전한 그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으로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가을만 되면 강해지는 뷸러는 이제 다저스를 향해 칼을 겨눈다.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할 것이 유력한 그는 1차전부터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