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km+KKKKKKKKKKKK’ 그런데 감독은 “놀랍지도 않아” 왜? 0% 확률 뚫고 팀 구해낸 이유 있었네

[SPORTALKOREA] 한휘 기자= 0%의 확률을 뚫은 신인 투수의 호투가 나왔지만, 의외로 감독은 크게 놀라지 않은 듯했다.
뉴욕 양키스 캠 슐리틀러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3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쾌투를 선보였다.

모두의 감탄을 자아낸 호투였다. 슐리틀러는 4회까지 안타 2개를 내줬으나 한 번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만 너새니얼 로우와 로미 곤잘레스에게 안타를 맞으며 처음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으나 제런 듀란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은 막아냈다.
슐리틀러의 호투는 멈추지 않았다. 6회 초에도 선두 타자를 안타로 내보낸 후 삼진 2개를 섞어 세 타자를 정리했다. 7회와 8회는 빠르게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보스턴 타선이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 채 꽁꽁 묶였다.
그 사이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 번에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4회 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아메드 로사리오가 1타점 적시타를 쳐 포문을 열었다. 이어 앤서니 볼피의 적시타와 상대 수비 실책이 겹치며 4회에만 4점을 뽑았다.
8회에는 듀란의 파울 플라이를 3루수 라이언 맥맨이 보스턴 덕아웃을 향해 몸을 날려 잡아내는 명장면까지 선보였다. 이렇게 투타 양면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인 양키스는 4-0으로 이기고 2승 1패로 AL 디비전 시리즈(ALDS) 무대를 밟게 됐다.

의미가 매우 큰 승리다. 양키스는 요즘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숙적’ 보스턴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2004년 AL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나온 충격의 ‘리버스 스윕’이 시작이었다. 이후 2018년 ALDS, 2021년 단판으로 열린 ALWC 모두 보스턴이 이겼다.
이번에도 분위기는 보스턴이 더 좋았다. 1차전에서 양키스가 충격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참패했다. 2022년 와일드카드 시스템이 현재 방식으로 바뀐 이래로 1차전을 내준 팀이 디비전 시리즈를 밟을 확률은 ‘0%’였다.
하지만 그 확률을 기어코 무너뜨렸다. 2차전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둔 것이 발판이 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뜻밖의 이름이 보스턴을 꺾는 선봉에 섰다. 슐리틀러다.

2001년생 슐리틀러는 2022 MLB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속을 대폭 끌어 올려 내부적으로 기대를 받았고, 빅리그 선발진의 줄부상을 틈타 MLB 데뷔까지 성공했다.
정규시즌 14경기 73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2.96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큰 키에서 꽂히는 위력적인 속구 때문에 ‘제2의 게릿 콜’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첫 등판부터 최고 시속 100.8마일(약 162km)의 공을 앞세워 사고를 친 것이다.
슐리틀러는 이번 호투로 양키스 역사상 최초로 10탈삼진 이상 잡고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으며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볼넷 없이 12탈삼진을 달성한 것은 아예 MLB 사상 최초다.

이런 호투의 배경에는 놀라운 자신감이 있었다. 경기 후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현지 방송사 ‘YES Network’와의 인터뷰에서 “슐리틀러는 겁먹지도 않고, 등판을 기대하고 있었다”라며 “어제 (슐리틀러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려 주지 않겠지만, 난 그의 활약이 놀랍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슐리틀러의 호투로 양키스는 0%의 확률을 뚫고 디비전 시리즈로 향한다. 또다른 지구 라이벌인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