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만 만나면 '벌벌' 샌디에이고, LAD가 버린 유망주에게도 당했다! CHC 부시, 결정적인 쐐기 홈런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LA 다저스 공포증은 현재의 다저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종전 소속팀이 다저스였던 선수에게 믿을 수 없는 한 방을 맞아 일찌감치 가을 야구에서 발을 뗐다.
마이클 부시(시카고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다르빗슈 유의 커터를 받아쳐 안타로 연결한 부시는 2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날려 역적으로 전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5회 안타를 기록하며 멀티 히트를 완성한 데 이어 추가점이 필요했던 7회 로버트 수아레즈의 시속 97.6마일(약 157.1km) 패스트볼을 당겨쳐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부시의 홈런으로 컵스는 샌디에이고와의 격차를 3점으로 벌렸고, 9회 1점을 내줬지만 1사 1, 2루 위기에서 벗어나 승리를 챙겼다.
이번 시리즈에서 부시의 활약은 내내 이어졌다.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한 것에 더해 시리즈 타율 0.400 OPS 1.200을 찍었을 정도로 펄펄 날았다.

사실 부시는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의 존재로 다저스가 포기한 유망주였다. 1997년생으로 지난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1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그는 지명 당시 2루 자원으로 분류됐으나 예상보다 수비력이 저조해 1루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다저스에서 데뷔 기회를 노렸던 부시는 프리먼의 합류로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다. 당시 2루에도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다저스), 미겔 바르가스(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이에 다저스는 그의 길을 터주기 위해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잭슨 페리스, 자이레 호프라는 2명의 유망주를 받고 옌시 알몬테와 함께 컵스로 넘겼다.

컵스에서 주전을 보장받은 부시는 이후 잠재력을 만개했다. 지난해 152경기에 나서 타율 0.248 21홈런 OPS 0.775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타율 0.261 34홈런 90타점 OPS 0.866을 기록했다. 마치 지난 2010년대 중반 컵스의 전성시대를 함께했던 앤서니 리조를 보는 느낌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차지하며 다저스를 피했던 샌디에이고는 다저스 출신 유망주 부시에게 처참하게 당했다. 어쩌면 이제 '다저스'라는 3글자만 보면 악몽이 떠오를 듯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