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괜히 돌아갔나’ KBO 골든글러브 투수, ‘염가계약→PS 탈락’ 수난시대…한국 복귀 가능성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도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카일 하트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시카고 컵스와의 2025 MLB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었다. 하트는 정규시즌 막바지에 빅리그 로스터에 돌아와 추격조로 나름대로 꾸준히 출전했다. 하지만 기존의 평가를 뒤집을 만한 성과는 남기지 못했다. 결국 아드리안 모레혼과 완디 페랄타가 버티는 좌완 불펜진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하트는 지난 2020시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MLB 데뷔에 성공했으나 1패 평균자책점 15.55(11이닝 21실점 19자책)로 부진했다. 이후 마이너 리그를 전전하다가 지난해 한국 땅을 밟았다. NC 다이노스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성공적이었다. ‘에이스’로 성장했다. 26경기 157이닝을 소화하며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로 호투했다. ABS 도입 여파로 일시적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하트의 호투는 더욱 빛을 발했다.
하트는 탈삼진 1위(182개),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결국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최동원상을 동시 석권하며 2024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았다.
시즌 후 하트는 MLB 재도전을 택했다. 현지에서 연 500만 달러(약 70억 원) 수준의 계약을 따낼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하트는 NC와의 접촉을 외면하고 미국 복귀에 집중했다. 다소 좋지 않게 NC와 갈라섰다.

그런데 정작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며 하트 역시 팀을 금방 구하지 못했다. 결국 스프링 트레이닝 개시 직전인 2월 14일이 되어서야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1년 150만 달러(약 21억 원)의 염가 계약. KBO에서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초 전망되던 ‘연 500만 달러’는 1년 연장 옵션으로 들어갔다. 그마저도 하트가 아닌 구단에 결정권이 있는 ‘구단 옵션’이었다. 결국 올해 좋은 활약을 펼쳐야만 500만 불을 받고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한 끝에 트리플A로 강등됐다. 5월 29일 콜업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등판했으나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고 다시 마이너 리그로 보내졌다.
7월 빅리그로 돌아와 3번의 등판에서 도합 6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반등을 시작하는 듯했다. 하지만 9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하며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결국 20경기 43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5.86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하트는 NLWC 로스터에도 들지 못했다. 설사 좌완 불펜 요원이 급하게 필요해지더라도 하트보다 성적이 좋은 마츠이 유키(평균자책점 3.98)에게 ‘우선 순위’가 있다. 사실상 하트의 시즌은 끝난 셈이다.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간다. 이 성적이라면 샌디에이고가 구단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FA로 풀릴 전망인데, 많은 연봉은 고사하고 MLB 로스터 진입도 보장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에 한 차례 좋은 활약을 펼친 기억이 있는 KBO리그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NC는 2024시즌 후 보류선수 명단에 하트를 넣었다. 여전히 하트의 보류권은 NC가 갖고 있다. NC가 보류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하트는 NC하고만 계약할 수 있다.
올해 로건 앨런의 성적을 생각하면 하트를 기용할 자리 자체는 있다. 문제는 하트가 NC와 결별하면서 보인 행태 때문에 끝 인상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NC가 하트에 관심을 보일지조차 알 수 없다.
결국 큰 꿈을 안고 미국 복귀를 택한 하트의 선택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과연 내년에는 하트의 투구를 어디서 보게 될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