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제안, 끔찍했다” KBO 거쳐 MLB 지구 우승 주역으로…인생 역전한 라우어, 이제는 디비전시리즈 중책 맡는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KBO 출신 에릭 라우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025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라우어는 토론토에서 2025시즌 내내 선발과 롱 릴리버, 때로는 셋업맨까지 다양한 보직을 소화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을 책임졌다.
라우어는 팀이 13-4로 크게 앞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주니어 카미네로를 직선타로 처리하며 손쉽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올렸다. 마지막 한 타자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라우어는 탬파베이 지명타자 조너선 아란다를 상대로 초구 시속 83.5마일(약 134.4km)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을 유도, 팀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는 2025 MLB 정규시즌을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30일 현지 매체 ‘토론토스타’는 “라우어는 7월 중순부터 풀타임 선발로 나서며 선발 로테이션을 구해냈고, 시즌 후반에는 불펜까지 떠맡았다. 원래는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던진 뒤 이번 오프시즌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캠프에 들어올 때만 해도 잊힌 존재였으나 시즌을 마칠 때는 팀의 핵심 조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이어 “라우어는 올 시즌 토론토가 맡긴 거의 모든 역할에서 뛰어났다. 선발로는 15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그러나 셰인 비버 영입 트레이드 이후 불펜으로 이동해야 했다. 오히려 릴리버로는 더 돋보였는데, 30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며 그의 다재다능함과 팀 기여도를 높이 평가했다.

라우어는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함께했다. 정규시즌 7경기(34⅔이닝)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경기에 등판해 1패,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재계약 실패로 한국을 떠났지만 MLB 복귀 후 대반전을 써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3개월이 빅 리그에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MLB.com 인터뷰에서 라우어는 “한국에서의 경험은 정말 놀라웠고, 그 여정이 지금 이 자리에 서게 한 밑거름”이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한국행을 최종 결정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도 털어놓았다. 라우어는 지난해 여름 내내 KBO리그 KIA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에 머물고 있던 그는 8월 1일이 옵트 아웃 시한이었고, KIA는 그 시점에 맞춰 오퍼를 제시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등록을 위해선 신속한 계약이 필요했기에 고민의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또 그는 “구단에서 ‘12시간 안에 한국행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 그 순간은 솔직히 정말 끔찍하게 들렸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미국에 남으려 했지만, 아내가 “다시 생각해보라”는 권유를 했고 결국 한국행을 결심했다. 라우어는 “당시에는 ‘지금 한국에 가는 건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선택이었다. 한국에서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건 내게 굉장히 멋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라우어는 오는 4일부터 열리는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1일 지역 매체 ‘블루제이스 네이션’은 “1, 2차전은 셰인 비버와 케빈 가우스먼, 3차전은 루키 트레이 예세비지가 유력하다. 마지막 한 자리는 맥스 슈어저와 크리스 배싯이 경쟁 중이다. 배싯은 최근 9경기 연속 3실점 이하로 안정감을 보였지만 허리 통증으로 9월 18일 이후 등판하지 못했다. 반면 슈어저는 최근 5경기에서 모두 1회 2실점 이상을 내주며 8월 25일 이후 평균자책점 9.00에 머물고 있다. 배싯이 건강하다면 4차전은 그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토론토에는 롱릴리프를 소화할 라우어가 있다. 불펜 요원으로서 라우어의 로스터 합류는 이미 확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