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 투수도 52억 FA도 ‘와장창’, 1위는 확정했는데 마냥 웃을 수가 없네…‘KS 직행’ LG, 불펜진은 ‘숙제’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간신히 정규시즌 1위 자리는 지켜냈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확실한 ‘숙제’도 받았다.
LG 트윈스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3-7로 졌다. 마지막 경기를 내준 LG는 85승 3무 56패(승률 0.603)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LG는 우승 ‘매직 넘버’를 1로 줄인 상태에서 3연패로 시즌을 마쳤다. 그 사이 2위 한화 이글스가 9월 29일과 30일 연이어 이기며 1경기 반 차로 쫓아 왔다. LG의 경기가 패배로 끝난 시점에서 두 팀의 승차는 1경기로 줄었다.
만약 한화가 이날 SSG 랜더스를 잡고, 오는 3일 열리는 KT 위즈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도 이기면 두 팀의 승률은 같아진다. 1위 결정전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팀을 가르는 상황이 나올 판이었다.
그런데 SSG가 LG를 구했다. 9회 말 2사 후 현원회와 이율예가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상대로 연이어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5로 밀리던 SSG가 6-5 역전승을 거뒀다. 이와 동시에 LG의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됐다.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경기 종료 후에도 마지막 희망을 안고 관중석에 남아있던 팬들이 환호했다. 선수단 역시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박해민은 SSG가 마지막 아웃에 몰리는 것을 보고 경기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렇게 기쁨과 함께 하루를 마친 LG지만, 숙제도 떠안았다. 냉정히 말해 매직 넘버를 1까지 줄이고도 3경기를 내리 지면서 자력 우승에 실패한 것부터 실망스러운 결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반복되면 한국시리즈 제패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는 LG의 ‘아킬레스건’이 명확히 드러나며 고민을 안겼다. 좌완 불펜의 부족, 그리고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장현식의 부진이다.

LG는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를 4이닝 만에 내리고 손주영을 5회부터 투입했다. 선발 자원이 풍족한 것과 달리 좌완 불펜 자원이 다소 모자란 만큼, 좌완 선발 손주영이나 송승기 중 한 명을 포스트시즌에 불펜으로 기용하기 위해 꾸준히 ‘실험실’을 열어 왔다.
그런데 이날 손주영의 투구 내용이 상당히 좋지 못했다. 5회에만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한 점을 헌납했다. 6회에도 등판했으나 2아웃을 잘 잡고는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주고 강판당했다. 1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너무 많은 출루를 허용했다.
손주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평균자책점 1.00(9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LG 마운드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올해는 구원 투수로 나선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27(3⅔이닝 5실점)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3.27에 달할 정도로 불안하다.
송승기 역시 지난달 13일 불펜 등판에서 아웃 카운트 4개를 잡으며 안타 4개를 내줄 정도로 흔들렸다. 함덕주의 기복이 심한 현 상황에서 손주영이나 송승기 중 누구도 불펜으로 믿음직한 모습을 못 보이면 LG의 걱정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장현식도 문제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52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장현식은 전반기(평균자책점 2.76)와 후반기(6.64)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특히 9월 첫 3경기에서 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난타당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24일 1군으로 돌아와 2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NC전에서 8회 초에 등판하더니 2루타에 볼넷 2개를 헌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함덕주가 승계 주자를 전부 불러들여 장현식의 등판 기록은 ⅓이닝 3실점이 됐다.
2년 전 LG의 우승을 견인한 것은 탄탄한 마운드였다. 올해도 객관적으로 훌륭한 축에 든다. 하지만 약점이 명확하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안 좋은 쪽으로 변수가 터질 수도 있다. 2년 만의 우승을 위해서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뉴스1,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