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님 먼저~ 앙가 먼저~' 손흥민·부앙가 듀오 MLS 정복 이유 있었다...GOAT 메시 뛰어넘을 기회인데 PK 양보 …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가장 뜨거운 듀오로 꼽히는 드니 부앙가와 손흥민(이상 로스앤젤레스FC)의 완벽한 호흡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LAFC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2025 MLS 서부 콘퍼런스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시티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날도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뜨리고 부앙가가 한 골을 보태며 팀의 모든 득점을 책임졌다.

그러나 후반 22분에는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지자 손흥민과 부앙가가 서로에게 키커를 권유한 것이다. 현재 부앙가는 리그에서 23골을 기록하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24골)와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그는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위해 기꺼이 양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손흥민의 설득 끝에 부앙가가 키커로 나섰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PK가 취소되며 장면은 무산됐다.
하지만 두 선수의 깊은 신뢰와 배려가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부앙가는 구단 공식 채널 인터뷰에서 “쏘니가 해트트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양보하려 했다”며 “하지만 그가 오히려 ‘한 골만 더 넣으면 메시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날 설득했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두 사람이 이런 끈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18일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도 부앙가는 득점왕 경쟁 중임에도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위해 과감히 도움을 선택했다. 그는 “쏘니가 해트트릭을 완성해 팀에 힘을 보탰고, 나도 행복했다.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손흥민도 부앙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지난 22일 부앙가가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유럽에서도 3년 연속 20골은 흔치 않은 기록이다. 드니 같은 선수를 팀에 두고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며 “늘 준비된 자세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그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시너지는 MLS 최초의 ‘세 경기 연속 해트트릭 릴레이’라는 진기록으로 이어졌다. 9월 13일 산호세전에서 부앙가, 17일 솔트레이크전에서 손흥민, 이어 22일 경기에서 다시 부앙가가 해트트릭을 터뜨린 것이다. LAFC는 “최근 14골 모두 손흥민(6골)과 부앙가(8골)의 합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활약에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손흥민과 부앙가를 “세계 최고의 듀오(World’s Best Duo)”라고 칭하며 극찬했다.

여기에 지난 20일(한국시간) 유튜브 채널 ‘Colinterview’에 공개된 부앙가의 인터뷰는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LAFC 이적 비화부터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그는 손흥민과의 첫 만남을 특별히 기억했다.
부앙가는 “손흥민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오자마자 내게 가봉 대표팀 유니폼을 가져오라고 하더니, 본인 한국 대표팀 유니폼과 바꾸자고 했다. 그런 제안을 처음부터 해주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경기장 안팎에서도 잘 맞고, 지금도 사이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었기에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흥민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난다. 화를 낼 수 없는 사람이다. 너무 착하다"며 손흥민이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사진= LAFC,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