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합쳐 통산 25G’ 그런데 0.6%의 기적 만들고 우승 팀 결정까지…‘청라시대’ 핵심들의 홈런, SSG가 웃는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2명 합쳐서 통산 25경기에 불과했던 팀의 ‘미래’들이 상대 팀의 ‘현재’를 꺾었다.
SSG 랜더스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5로 이겼다. 이미 3위를 확정했던 SSG는 이 승리로 5연승을 달리고 시즌 75승(4무 63패)째를 올렸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일단 홈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밝혔다. 그런데 하나 더 있다. 정규시즌 2위를 달리던 한화가 SSG에 발목을 잡히며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팀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1위 LG 트윈스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3-7로 졌다. 만약 한화가 SSG를 잡으면 두 팀의 격차는 반 경기로 줄어들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정규시즌을 마감한 LG는 한화가 3일 KT 위즈와의 최종전에서 지기만을 바라야 했다. 자칫하다간 1위 결정전이 열릴 판이었다.
심지어 LG의 우려는 현실에 점점 가까워졌다. 6회까지 2-1로 앞서던 SSG는 7회 초에 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며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9회 초 한화의 마지막 공격이 끝난 시점에서 스코어는 2-5로 3점 차였다.
뒤이어 9회 말에 올라온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공 2개로 아웃 카운트 2개를 빠르게 잡아냈다. 이 시점에서 SSG의 승리 확률은 0.4%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한화의 승리가 결정된 듯했다.

반전이 시작됐다. 올해 후반기 SSG의 ‘히트 상품’ 류효승이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뒤이어 대타로 출전한 현원회가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4-5. 흔들린 김서현은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한화 불펜에서 엄상백과 김종수가 몸을 풀고 있었지만, 교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대타로 나선 이율예의 타석이 돌아왔다. 1-1에서 3구를 통타했다.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좌측 담장을 아주 살짝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6-5. SSG의 끝내기 승리였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0.4%의 기적이 일어났다. 이 홈런 2개로 SSG는 홈 최종전을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반대로 한화는 정규시즌 1위를 향한 마지막 희망을 날리고 무릎을 꿇었다.

놀랍게도 이날 홈런을 날린 현원회와 이율예는 모두 1군 경력이 매우 적은 선수들이다. 현원회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 지명됐고, 지난해 처음 1군에 데뷔했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20경기에 출전했다.
이율예는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돼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다. 1군 출전은 이 경기 전까지 단 5경기. 둘이 합쳐 통산 25경기에 불과했는데, 그런 선수들이 문자 그대로 사고를 쳤다.

현원회와 이율예는 SSG가 ‘청라 시대’를 바라보며 큰 기대를 거는 선수들이다. 현원회는 퓨처스리그에서 올해 OPS 0.975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 잠재력을 인정받는다. 본래 포수로 입단했으나 현재는 포지션을 옮겨 차세대 주전 1루수 후보로 꼽힌다.
이율예는 지명 당시부터 차기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았다. 올해 퓨처스리그 52경기에서 홈런 8개를 날릴 만큼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지영이 만 40세에 가까워지는 현재, 조형우와 함께 향후 SSG의 홈을 지킬 선수로 꼽힌다.
결국 SSG의 ‘미래’가 한화의 ‘현재’를 꺾고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한 모양새가 됐다. SSG는 올해 젊은 선수들의 재발견과 성장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전력 재편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현원회와 이율예까지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미래가 더 밝아질 것이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