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기다려, 내가 갈게!’ MLB 역사상 단 7번 있던 ‘형제 맞대결’ 성사되나…3차전 불러낸 ‘동생 네일러’의 한 방

[SPORTALKOREA] 한휘 기자= 어쩌면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단 7번 열렸던 ‘형제 맞대결’이 올해 한 번 더 찾아올지도 모른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보 네일러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2025 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2차전에 5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세 타석에서 침묵한 네일러의 방망이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제대로 돌아갔다. 앞서 브라이언 로키오의 솔로포, 대니얼 슈니먼의 1타점 2루타로 클리블랜드가 3-1로 리드를 가져간 가운데, 2사 2, 3루에서 좌완 브랜트 허터를 만났다.
2-2 카운트에서 허터의 7구 스위퍼가 가운데로 몰렸다. 네일러가 놓치지 않고 퍼 올렸다. 우측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경기를 5점 차로 벌리는 스리런 홈런. 클리블랜드는 이 한 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고 6-1로 이겼다.
위기의 클리블랜드를 구하는 한 방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정규시즌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승 5패로 강했고, 이달 들어서는 5승 1패로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전날 1차전에서 타릭 스쿠발의 호투에 막혀 1-2로 졌다.
2022년 포스트시즌이 현재 시스템으로 개편된 이래로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내준 팀의 디비전 시리즈 진출 확률은 ‘0%’다. 이대로 2차전을 내주고 탈락할 수도 있었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네일러의 ‘한 방’은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한 네일러는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지난해 DRS(수비 런 세이브) 11, FRV(수비 득점 가치) 10으로 두 부문 모두 AL 2위에 올랐다.
반면 타격에서는 OPS 0.614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타율이 0.201로 너무 낮았다. 하지만 71개의 안타 가운데 13개가 홈런일 정도로 ‘펀치력’은 있었다.
올해 네일러는 타격과 수비 모두 지난해보다 퇴보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 9월 들어 별안간 월간 타율 0.290 3홈런 16타점 OPS 0.872로 맹타를 휘둘렀다. 결국 그 흐름이 가을야구로 이어지며 팀을 3차전으로 보냈다.

네일러는 ‘형제 맞대결’을 위해서라도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을 고대한다. 클리블랜드가 디트로이트를 꺾으면 디비전 시리즈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만난다. 그리고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보 네일러의 형, 조시 네일러다.
네일러 형제는 지난해까지 클리블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데 형 조시가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시애틀로 재차 트레이드되며 굳이 월드 시리즈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을야구에서 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MLB 역사상 포스트시즌 ‘형제 맞대결’은 총 7번 있었다. 공교롭게도 클리블랜드가 사상 첫 사례를 보유한 팀이다. 전신인 인디언스 시절인 1920년 닥 존스턴이 동생 지미 존스턴의 소속팀 브루클린 로빈스(현 LA 다저스)와 월드 시리즈에서 만났다. 웃은 건 형 닥이었다. 클리블랜드가 5승 2패로 월드 시리즈를 제패했다.
이후 간헐적으로 나오던 포스트시즌 형제 맞대결은 2020년대 들어 두 번이나 재등장했다. 최근 사례는 2023년 ALWC의 너새니얼 로우(텍사스 레인저스)-조시 로우(탬파베이 레이스) 형제로 2년 전이다.
만약 클리블랜드가 3차전에서 디트로이트를 꺾으면 네일러 형제가 MLB 사상 8번째 형제 맞대결 사례로 남게 된다. 과연 보 네일러가 형을 만나러 갈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