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MLB 포스트시즌 트렌드도 다시 바뀌었다! 벌떼 불펜 야구→특급 선발 전성시대로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진에도 불구하고 강한 불펜진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루크 호체이버, 라이언 매드슨에 이어 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랙 홀랜드로 이어진 불펜 3대장은 가을을 점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후 가을 야구에 나서는 구단들은 시즌 중반 불펜 보강에 열을 올렸다. 지난 2016년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앤드류 밀러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에도 LA 다저스는 3인 로테이션에도 불구하고 마무리급 불펜 투수 4명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를 차례로 꺾었다.
불펜의 시대가 열린 지 어느덧 10년이 흐르자, 메이저리그에는 새로운 트렌드가 다시 돌아왔다. 바로 에이스급 좌완 선발의 강세다. 이들은 포스트시즌 무대를 지배하며 1차전부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가장 먼저 등장한 선수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이 유력한 그는 7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해 클리블랜드 타선을 잠재웠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삼진이다. 최고 시속 101.2마일(약 162.9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14개의 삼진을 잡았다.


스쿠발이 폭주하자 다른 AL 사이영 경쟁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전통의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양키스의 경기에서 맞붙은 개럿 크로셰(보스턴)와 맥스 프리드(양키스)는 오랜만에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크로셰는 무려 117구를 던지며 7⅔이닝을 11탈삼진 1실점으로 정리했다. 앤서니 볼피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흠이었지만, 이마저도 홈인 펜웨이 파크에서는 홈런으로 이어지지 않는 공이었다. 프리드 역시 만만치 않았다.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현역 최고 수준의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춤추게 했다.

프리드와 크로셰의 엄청난 혈투가 끝나자, 다저 스타디움에는 ‘원조 좌완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다저스)가 등장했다. 스넬은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시속 97마일(약 156.1km) 패스트볼을 앞세워 7이닝 4피안타 2실점 9탈삼진 경기를 펼쳤다. 투구수는 고작 91개로 스코어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8회에도 등장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스쿠발, 크로셰, 프리드, 스넬은 정규 시즌부터 강력한 구위로 리그를 지배했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선발 투수의 가치를 높였다. 이에 따라 시즌 종료 후 열리는 FA 시장에선 이제 엘리트급 선발 투수의 가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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