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레이스 아직 모른다? '베이브 루스 소환 임박' 디아즈, 50홈런-160타점 새 역사 쓰고 폰세 제칠까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복덩이' 르윈 디아즈는 이견 없는 2025시즌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그는 2015년 '삼성 선배' 야마이코 나바로가 보유한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48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146타점을 넘어 KBO리그 신기록도 세웠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150타점 고지까지 정복했다.

다른 시즌이었다면 MVP를 '찜'할 수 있는 충분한 성적(143경기 타율 0.313 50홈런 156타점 OPS 1.022)이지만, 디아즈의 수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너무나도 강력한 경쟁자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의 존재 때문이다.
한화의 선두 경쟁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 폰세는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승률(0.944) 3관왕이 유력하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 중인 탈삼진(242개) 부문에서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245개)을 제친다면 최대 4관왕도 가능하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정규이닝 기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종전 2021년 아리엘 미란다 225개), 개막 후 선발 최다 연승(17연승, 종전 14연승) 신기록도 경신했다. 폰세는 팀 성적과 다관왕, 신기록 등 여러 요소에서 디아즈를 앞선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MVP 경쟁 판도에 균열이 생겼다. 폰세가 지난 9월 20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첫 패전을 기록하며 '승률 100%'에 금이 갔다. 5이닝 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도 1.70에서 1.85로 상승했다. 줄곧 1위를 달리던 탈삼진 1위 자리도 앤더슨에게 내줬다.
디아즈는 더욱 힘을 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500(40타수 20안타) 4홈런 21타점의 괴력을 뽐냈다. 9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마지막 홈경기에서는 '끝판대장' 오승환의 은퇴식을 기념하는 축포를 쏘아 올리며 'KBO 최초 50홈런-150타점'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전히 MVP 경쟁에서는 폰세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디아즈의 분발로 마지막까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만약 폰세가 탈삼진 1위를 되찾지 못한다면 타이틀 숫자로는 타격 3관왕을 예약한 디아즈(홈런, 타점, 장타율)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지난 KT전처럼 흔들린다면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둔 디아즈가 4타점을 추가해 50홈런-160타점을 달성한다면 표심을 뒤흔들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50홈런-16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타자는 역사상 단 4명(핵 윌슨, 지미 폭스, 베이브 루스, 새미 소사)뿐이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도 고즈루 마코토(51홈런-161타점) 1명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만약 디아즈가 성공한다면 한미일 역사상 좌타자로는 루스에 이어 2번째 위업이 된다.
만장일치가 유력해 보였던 폰세의 MVP 레이스 독주에 디아즈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졌다. 두 선수의 MVP 경쟁은 혼돈의 1위, 5위 경쟁과 더불어 시즌 막판까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