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KKKKKKK’ 미쳤다! 이게 바로 지구 최강 1선발의 품격, 100% 확률 잡아냈다…개인 최다K가 가을야구에서…

[SPORTALKOREA] 한휘 기자= ‘에이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쾌투였다.
디트로이트 타릭 스쿠발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부터 구위가 심상치 않았다. 14개를 던지며 삼진 2개와 함께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는 1사 후 안타를 맞았으나 6-4-3 병살타로 빠르게 이닝을 정리했고, 3회에는 2사 후 볼넷을 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타자를 순식간에 정리했다.
4회에 처음 실점을 내줬다. 스쿠발 본인의 ‘과욕’이 문제였다. 무사 1, 2루에서 삼진 2개를 잘 잡아냈지만, 가브리엘 아리아스의 땅볼이 큰 바운드가 되며 튀었다. 투수 머리 뒤로 넘어가는 공이었으나 스쿠발이 잡으려다가 이를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발 빠른 2루 주자 앙헬 마르티네스가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결과론이라곤 하나 2루수나 유격수에게 공 처리를 맡겼다면 실점까지 이어지진 않았을 상황이라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경기가 1-1 동점이 됐다.
하지만 스쿠발은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브라이언 로키오를 투수 땅볼로 직접 정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5회부터는 ‘쇼타임’이었다. 7회까지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10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했다. 그 사이 팀도 7회 초 역전 득점을 올렸다.

8회에도 올라온 스쿠발은 존켄시 노엘을 삼진으로 유도하며 이날 ‘14K’째를 쌓았다. 오스틴 헤지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스티븐 콴을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 윌 베스트에게 배턴을 넘기며 임무를 마쳤다.
투구 수가 107개에 달했음에도 마지막으로 시속 98마일(약 157.7km)의 강속구를 던지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베스트가 8회를 정리한 뒤 9회 실점 위기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하며 디트로이트가 2-1로 이겼다. 스쿠발에게 승리 투수가 기록됐다.

압도적이었다. 스쿠발은 이날 호투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그간 최고 기록은 13탈삼진으로 커리어 내내 총 세 차례 기록했는데, 다른 무대도 아닌 포스트시즌에서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아울러 스쿠발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클리블랜드와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를 1년 만에 되갚고 팀에게 원정에서의 값진 1승을 안겼다.
MLB 와일드카드 시스템이 현재와 같은 체제로 바뀐 이래로 1차전 승리 팀의 디비전 시리즈 진출 확률은 ‘100%’다. 스쿠발의 호투가 팀에 100%의 확률을 안긴 셈이다.

지난해 AL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에 오르고 사이 영 상을 받은 스쿠발은 올해도 ‘지구 최강 1선발’ 타이틀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31경기 195⅓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2.21 241탈삼진으로 승리를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오히려 발전했다.
평균자책점은 AL 1위, 탈삼진은 2위다. AL 사이 영 상 2연패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시작과 함께 어마어마한 투구를 선보이며 본인의 가치를 제대로 드러냈다.

디트로이트는 9월 들어 7승 17패(승률 0.292)라는 끔찍한 부진에 빠졌고, 그 사이 치고 나온 클리블랜드에게 AL 중부지구 우승을 헌납했다. 두 팀의 격차가 한때 15경기 반까지 벌어졌음을 고려하면 믿을 수 없는 역전이었다. 이에 분위기가 축 처진 채로 가을야구에 임했다.
심지어 9월 한 달간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1승 5패로 약했던 디트로이트다. 하지만 그 1승을 일궈냈던 스쿠발이 큰 무대에서 더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을 구해냈다. 이대로 디비전 시리즈에 올라설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