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최종 승인" ‘산 시로 혹은 주세페 메아차’ 유럽 축구의 성지, 역사의 뒤안길로... 밀란·인테르 공…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산 시로’ 혹은 ‘주세페 메아차’라는 두 이름으로 불리며 AC 밀란과 인터 밀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전설의 홈구장이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밀란 구단은 30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밀라노 시의회가 산 시로 경기장과 인근 부지 매각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결정으로 양 구단이 함께 사용할 새 구장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구단과 도시의 미래를 위한 역사적인 발걸음이며, 밀라노가 세계 축구의 수도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테르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번 매각 승인은 양 구단과 도시 모두에게 결정적이고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시 정부의 공식 확인을 기다리며, 우리는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최첨단 경기장 건설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새 구장은 밀라노의 새로운 건축적 아이콘이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열정을 담아낼 월드클래스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26년 개장한 산 시로는 처음에는 밀란의 홈구장으로 사용됐으나, 1947/48 시즌부터 인테르와 공동 사용을 시작해 지금까지 두 구단을 넘어 축구의 성지로 자리해왔다.

경기장이 세워진 지역 이름에서 ‘산 시로’라는 별칭이 붙었고, 1980년에는 이탈리아 축구 영웅 주세페 메아차를 기리며 정식 명칭이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로 변경됐다.
밀란 팬들은 여전히 산 시로라 부르며, 인테르 팬들은 주세페 메아차라 칭하는 등 두 이름이 공존해왔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식적으로 스타디오 산 시로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긴 역사만큼 수많은 명승부와 메이저 대회를 품어왔다. 1934년과 1990년 월드컵, 1980년 UEFA 유러피언 챔피언십(현 유로), 2021년 UEFA 네이션스리그 등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가 열렸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1965년, 1970년, 2001년, 2016년 등 네 차례 개최됐다.

한편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인테르와 밀란은 이번 경기장을 거의 전면 철거하고 약 7만1천 석 규모의 새 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매체는 “산 시로 구장 부지 매입 비용은 약 1억9700만 유로(약 3,274억 원)로 추정되지만, 두 세리에A 명문 구단이 공동으로 투자할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약 12억 유로(약 1조 9,783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