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0조 갑부가 이끌면 뭐 하나...'1억 2천만 달러'도 안 되는 두 팀에게 무릎 꿇은 메츠, 39년 숙원 월드시리즈 우…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마이애미 말린스와 신시내티 레즈가 뉴욕 메츠를 포스트시즌에서 몰아낸 치명적 조합을 완성했다.
메츠는 최악의 방식으로 이번 메이저리그 시즌을 마감했다. ‘자산 30조 원, 세계 97위 부호’로 꼽히는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이끄는 팀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지난 39년 동안 손에 넣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에 또다시 실패했다.
지난 오프시즌에는 지갑을 열어 경쟁력을 갖추려 했고, 트레이드 마감일에는 유망주 자원을 희생해 전력을 강화했지만 그 어떤 전략도 그라운드에서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메츠의 붕괴 이후 '호화스러운' 페이롤을 어떻게 재편할지가 경영진에 남겨진 질문이다. 2025년 메츠의 페이롤은 3억 4,000만 달러 이상이었고, 그중 1억 2,600만 달러가 후안 소토, 프란시스코 린도어, 피트 알론소 세 명에게 쓰였다. 이들은 거액의 연봉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개인 성적만큼은 비난하기 어렵다.

소토는 내셔널리그 출루율·볼넷·도루 1위를 차지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인 43홈런을 기록했다. 알론소는 126타점과 타율 0.272로 팀 내 해당 부문 1위에 올랐고, 린도어는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이로써 메츠는 올 시즌 30홈런 이상, 85타점 이상, OPS 0.800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최소 세 명을 보유한, 21세기 아홉 번째 팀이 됐다.
이는 메츠가 개인 활약은 돋보였지만 팀 전체적으로는 불균형하고 혼란스러웠음을 의미한다. 특히 시즌 막판, 큰돈을 쓰지 않고도 메츠를 탈락시킨 두 소시장 구단에 의해 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메츠와 6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막차를 탔다. 신시내티의 페이롤은 1억 2,000만 달러에도 못 미쳤고, 1천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는 단 한 명(닉 마르티네스)뿐이었다.
마이애미는 시즌 마지막 시리즈에서 메츠에 4-0으로 승리하며 결정타를 날렸고,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 5패로 우위를 점했다. 2025년 마이애미의 총 페이롤은 고작 6,740만 달러였으며, 1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도 단 9명뿐이었다. 참고로 메츠의 단 한 명 선수, 소토가 벌어들인 돈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메츠의 전망은 밝지 않다. 선발진은 구멍투성이였고, 경험 많은 투수 중 누구도 ‘진정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결국 신인 놀란 맥클레인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샘플 사이즈(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06)가 너무 적어 미래의 에이스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하나의 큰 과제는 알론소의 대체자 찾기다. 그는 다시 FA 시장에 나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대형 계약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25타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선수를 대체로 찾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임무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을 유지할지도 불투명하다. 그는 2025시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을 무대를 멀리서 지켜보며 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메츠에 내년 봄은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앞으로 몇 달 동안의 모든 행보에 이번 PS 진출 탈락의 실망감이 따라다닐 것이다.

사진='더 가디언' 공식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