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계약→복덩이→막판 부진’ 끝내 평균 이하 못 벗어난 김하성, 아쉬운 1년 마무리…224억에 만족해야 하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과적으로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올 시즌은 끝까지 ‘평균 이하’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셈이 됐다.
김하성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종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1회 첫 타석에서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것이 끝이었다. 4회 2번째 타석에서는 한복판 공을 2번이나 지켜보다가 3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에는 3루수 뜬공을 쳤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좋은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직선타가 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팀이 4-1로 이겼으나 김하성은 안타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김하성은 48경기 타율 0.234 5홈런 17타점 19득점 6도루 OPS 0.649(출루율 0,304 장타율 0.345)로 2025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사다난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2,900만 달러(약 406억 원)에 계약했다. 1년 차 시즌 후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을 선언할 수 있는 사실상의 ‘FA 재수’ 계약이었다.
지난해 입은 어깨 부상이 원인이었다. 회복 매진하느라 개막 후로도 한동안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5월 말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에 돌입했고, 7월 4일 빅리그 로스터에 돌아왔다. 탬파베이의 올해 ‘최고 연봉자’면서 구단 역사상 야수 FA 최고액을 투자해 기대를 모았다.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24경기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OPS 0.612로 부진했다. 수비는 ‘명불허전’이었으나 타격이 너무 좋지 못했다.
잦은 부상도 문제였다. 지난해까지 ‘금강불괴’였던 김하성은 로스터 복귀 후로도 종아리와 허리 등에 골고루 통증을 호소하며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IL)을 드나들었다. 이런 탓에 탬파베이도 애지중지하던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의 콜업 시기를 앞당겨야 했다.

윌리엄스가 생각보다 빠르게 정착하면서 김하성은 입지를 잃었다. 결국 지난 2일 웨이버 공시되는 굴욕을 당하며 구단 역사에 남을 계약 실패 사례가 되고 말았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김하성 계약은 재앙이었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웨이버 클레임으로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뒤 반등에 성공했다. 이적 후 2경기 만에 홈런으로 강한 첫인상을 남겼고,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는 무려 10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마지막 5경기에서 타율 0.053(19타수 1안타)에 볼넷 1개만 골라낸 것이 전부였다. 연속 안타 기간 0.7 위로 올랐던 OPS도 다시 뚝 떨어졌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국 김하성은 ‘평균 이하’ 타이틀을 떼내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 지표에서 82를 기록했다. 그나마 73이었던 탬파베이 시절과 달리 애틀랜타에서 91로 다소 나아졌으나 리그 평균치인 100에는 못 미친다.
더구나 잦은 부상 여파인지 강점인 수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김하성의 올해 수비 지표는 DRS(수비 런 세이브) -3,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2, FRV(수비 득점 기여) -1로 빅리그 데뷔 후 ‘최악’이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게 남는 한 해다.

이제 김하성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옵트 아웃 조항을 발동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애틀랜타에 남아 1,600만 달러(약 224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만약 옵트 아웃을 선언하면 그대로 계약이 종료되고 시장으로 나온다.
10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당시만 하더라도 기류가 좋았다. 올해 FA 시장에 좋은 유격수가 몇 없어 김하성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김하성이 마지막 5경기에서 부진에 빠지고 애틀랜타에서의 성적도 평균치를 밑돈 탓에 전망이 다시 어두워진다.
그래도 한동안 유격수 고민에 시달리던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여전히 ‘복덩이’로 바라본다. 내년에도 팀에 남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유다. 과연 김하성은 이번 겨울을 맞이하며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