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이중인격” 자신과의 싸움 이긴 그를 향한 로버츠의 찬사…“투수일 때는 정말 공격적, 타석에서는 침착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타니) 쇼헤이는 2개의 다른 인격을 갖고 있다.”
LA 다저스 오타니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종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부터 2루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오타니는 3회에도 안타를 쳐낸 후 프레디 프리먼의 투런포(24호)로 득점을 올렸다. 4회 3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타니의 방망이는 4번째 타석에서 불을 뿜었다.

오타니는 7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애틀 좌완 투수 게이브 스파이어를 상대했다. 0-2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3구 높은 속구를 기다렸다는 듯 통타했다. 가운데 담장을 넘는 비거리 412피트(약 125.6m)의 큼지막한 솔로 홈런이 터졌다.
이 홈런은 오타니의 올 시즌 55호 홈런이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54홈런을 기록해 지난해 본인이 세운 다저스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이를 ‘셀프 경신’한 것이다.
더구나 부상 재활로 인해 타석에만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투타겸업을 재개한 상태다. 부담이 훨씬 클 상황 속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저스는 6-1로 이겼다. 오타니는 이 경기 결과로 올 시즌을 타율 0.282 55홈런 102타점 146득점 OPS 1.014로 마쳤다. 장타율(0.622)과 OPS 두 부문에서 내셔널리그(NL) 1위를 차지했고, 득점은 MLB 전체에서 가장 많다.

비록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가 56번이나 담장을 넘긴 탓에 2년 연속 홈런왕 등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종합적인 지표가 워낙 훌륭한 데다, 투수로도 14경기 47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로 호투했기에 MVP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오타니는 ‘MLB 역사상 최초의 55홈런 달성자’ 타이틀도 가져갔다. 한 시즌 55홈런 이상 기록한 것은 이번 오타니를 포함해 MLB에서 총 24번 나왔는데, 정확히 55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친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다.

이런 활약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조금 특이한 문장으로 말이다. 일본 스포츠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일본 OTT ‘ABEMA’의 독점 기획 ‘좋은 아침 로버츠’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이중인격’이라고 표현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해는 투수로도 뛰었으니 고생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라고 호평하면서 “타자와 투수는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다.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로 2개의 다른 인격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수일 때는 매우 공격적이고 타자를 지배하고자 한다. 어떤 공을 던질지 스스로 결심한다. 타자일 때는 반대로 훨씬 침착하고 어떤 공에도 반응하려고 하는 편”이라며 “상대의 분석이나 대책 수립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안정적으로 타격 성과를 내는 점은 대단하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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