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km’ 광속구에 김하성이 꼼짝 못 했다, ‘138년 만의 최초 기록’ 괜히 세운 게 아니네…‘제2의 스킨스’ 입지 굳힐…

[SPORTALKOREA] 한휘 기자= 138년 역사상 첫 기록을 세우고, ‘제2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라는 극찬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피츠버그 버바 챈들러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부터 세 타자를 빠르게 범타 처리하며 위력을 드러냈다. 2회에 드레이크 볼드윈의 3루타와 마르셀 오주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흔들림은 거기까지였다. 2회 마지막 타자 나초 알바레스 주니어를 시작으로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4회 1사 2루 실점 위기를 넘긴 챈들러는 5회도 삼진 하나를 묶어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여기에 6회 초에 팀이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 투수 요건까지 갖췄고, 6회 말 2아웃까지 잡고 체이스 슈거트에게 배턴을 넘기며 등판을 마쳤다.
피츠버그가 그대로 3-1 승리를 완성하며 챈들러는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결과로 챈들러의 올 시즌 성적은 7경기(4선발) 31⅓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4.02가 됐다. 올해 데뷔했음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로 첫 해를 마쳤다.

2002년생인 챈들러는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하는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7위까지 오를 만큼 기대를 모은 선수다, 올해 트리플A에서 활약하다가 지난 8월 23일 드디어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데뷔 직후 온갖 기록을 작성했다. 콜업 당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구원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피츠버그 선수가 MLB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챙긴 것은 1887년 피츠버그가 내셔널리그(NL)에 참전한 이래 138년 만에 처음 나온 기록이다.
5일 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는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데뷔 첫 2경기에서 세이브와 승리를 나란히 기록한 선수는 세이브가 공식 기록에 편입된 1969년 이후 챈들러 외에 단 4명뿐이었다.
순탄함만 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일 LA 다저스전에서는 ‘신인 교육 전문가’ 오타니 쇼헤이를 만나 프로 데뷔 첫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4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어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는 처음 선발로 등판했으나 2⅔이닝 9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강호와의 2연전이 약이 된 걸까. 챈들러는 이후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15(15⅔이닝 2실점)로 쾌투를 펼친다. 삼진도 19개나 솎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유감 없이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애틀랜타전을 통해 김하성과 만나며 한국 팬들에게도 이름을 단단히 각인시켰다. 김하성의 타석에서 시속 100마일(약 161km)에 달하는 공을 계속 던지며 먹힌 파울 플라이를 2번이나 끌어냈다.

피츠버그는 이미 ‘특급 투수 유망주’를 일찍 빅리그로 불러내 재미를 본 팀이다. 2023년 지명돼 2024년 곧바로 MLB 데뷔에 성공한 스킨스가 그 주인공. 스킨스는 2년 연속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올해 사이 영 상 최유력 후보로 꼽히는 등 빠르게 NL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여기에 ‘제2의 스킨스’로 기대를 모으는 챈들러까지 만족스러운 첫해를 보냈다. 내년에는 스킨스와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키운다. 긴 리빌딩을 진행 중인 피츠버그에게 안정적인 선발 자원 확보는 정말 큰 희소식일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