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히는 계약 실패’ 김하성 TB 시절 악평 되살아나면 안 되는데…‘득점권 3연속 뜬공→4G 타율 6푼’ FA도 다시 먹구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자칫하다간 떨쳐낸 줄 알았던 ‘악평’이 돌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김하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수비는 ‘명불허전’이었다. 온갖 까다로운 타구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타격이 문제였다. 전날에 이어 침체된 타격감이 오늘도 이어졌다. 네 타석에서 단 한 번도 안타를 쳐내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이날 세 번이나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안타는 고사하고 진루타 하나도 쳐내지 못했다. 2회 무사 3루에서 피츠버그 선발 투수 버바 챈들러의 속구에 타이밍이 밀려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것이 시작이었다.
4회 말에는 1사 2루 상황에서 재차 안타를 노렸으나 이번엔 몸쪽 깊은 속구에 허무하게 배트가 나갔다. 포수 파울 플라이가 됐다. 7회 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섰으나 5구째 한복판 패스트볼을 가만히 지켜보며 루킹 삼진을 당했다.
9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다. 피츠버그 마무리 투수 데니스 산타나를 상대로 3-1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5구 한복판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제대로 안 맞았다. 힘이 살짝 덜 실린 중견수 뜬공이 됐다. 결국 팀이 1-3으로 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쪽으로 심상치 않다. 김하성은 전날(27일) 피츠버그전에서 애틀랜타 이적 후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첫 두 타석 내리 삼진을 당하고 뒤이어 병살타까지 날리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안타를 날리지 못하며 출루 공백기가 점점 길어진다. 김하성이 마지막으로 1루를 밟은 것은 2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2회 말 안타 때다. 이후 어느새 11타석 연속으로 안타나 볼넷 중 그 무엇도 생산하지 못하는 중이다.

며칠 전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김하성이라 더욱 당혹스러운 침묵이다. 김하성은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시작으로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가며 펄펄 날았다. 이 기간 성적은 타율 0.378(37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1.009였다.
하지만 이후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 연속 안타 행진이 끝난 후 4경기 타율이 0.063(16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볼넷도 하나도 없어서 장점인 출루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애틀랜타 이적 후 성적은 타율 0.262(84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 OPS 0.700이 됐다.
분명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보단 낫다. 탬파베이에서 김하성은 역사상 손꼽히는 계약 실패 사례로 평가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다. 24경기에서 OPS는 0.612에 불과했다. 잦은 부상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일도 잦았다.
김하성이 따낸 2년 2,900만 달러(약 409억 원)의 계약은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FA 야수 최고액이었다. 그럼에도 경기력이 이런 탓에 ‘재앙 계약’이라는 비판까지 시달렸다. 결국 웨이버 공시된 후 애틀랜타의 클레임을 받았다.

애틀랜타에서 훨씬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타격감이 좋을 때와 아닐 때의 편차가 크다. 10경기 연속 안타 기간에 OPS 1이 넘었던 것과 달리 그 외 시기에는 타율 0.170(47타수 8안타) OPS 0.450으로 부진하다. 자칫하면 탬파베이 시절의 악평이 살아날 수도 있다.
시즌 말미에 이렇게 페이스가 훅 꺾이면 FA 전망도 나빠진다. 김하성은 올 시즌 후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을 선언하고 시장에 나설 수 있다. 지난주까지 펄펄 날면서 옵트 아웃을 실행하고 대형 계약을 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안타 행진이 끊기고 곧바로 타격감이 크게 떨어지며 시장 평가도 다시금 ‘안갯속’으로 빠질 위기다. 올해 남은 경기는 딱 1경기. 유종의 미라도 거두고 시즌을 마쳐야 평가를 끌어 올릴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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