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414→팀 PS행 견인’ 이 선수가 대한민국 위해 뛴다니…“엄청난 활약” 극찬, WBC에서도 받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팀을 가을야구로 보낸 이 선수를 발탁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저마이 존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회부터 좌전 안타로 타격감을 가다듬은 존스는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 팀이 0-1로 밀리던 가운데, 안타 하나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2사 만루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보스턴 ‘괴물 신인’ 코넬리 얼리의 초구를 걸러낸 존스는 2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감각적으로 잡아당겼다. 총알 같은 땅볼 타구가 3·유 간을 뚫고 좌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3루 주자와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바깥쪽 체인지업을 당겨쳤음에도 타구 속도는 시속 108.4마일(약 174.5km)이 나올 정도로 정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존스의 이 안타 하나로 디트로이트는 2-1로 이겼다. 시즌 87승(74패)째를 거뒀다.

디트로이트는 이 승리로 와일드카드 4위 휴스턴 애스트로스(85승 75패)와의 승차를 1경기 반으로 벌렸다. 디트로이트가 내일(29일) 지고 휴스턴이 2경기 모두 잡아야 동률이 되지만, 올해 상대 전적에서 디트로이트가 4승 2패로 앞선다. 이에 따라 디트로이트는 최소 와일드카드 3위를 확정했다.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MLB 전체 승률 1위를 노리던 디트로이트다. 하지만 7월 이후 다소 오락가락하더니 이달 들어 7승 16패(승률 0.304)라는 끔찍한 부진에 빠졌다. 그래도 이번 승리로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주춤거린 디트로이트의 ‘활력소’ 역할을 한 선수가 바로 존스다. 그런데 존스는 사실 2020년 데뷔 후 벌써 5개 팀을 돌아다닐 정도로 빅리그에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 LA 에인절스를 시작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밀워키 브루어스, 뉴욕 양키스를 거쳤다. 통산 OPS가 0.535에 그쳤다.
그런데 올해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리그 계약을 맺은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트리플A에서 활약하다가 6월 초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주로 좌완 상대 ‘플래툰 요원’으로 나선다. 놀랍게도 불방망이를 휘두른다. 타율 0.287 7홈런 23타점 OPS 0.937로 펄펄 난다.
특히 좌완 상대 OPS는 0.970으로 매우 높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아메리칸리그(AL) 모든 타자 가운데 8위에 해당한다. 9월 월간 타율은 무려 0.424로 30타석 이상 들어선 팀 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3할 이상이다.
현지 여론도 ‘호평 일색’이다. 지역 언론 ‘디트로이트 타임스’는 존스의 활약을 두고 “엄청난 활약을 펼친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SNS의 팬들도 “존스가 우리의 2025시즌을 구해냈다”, “이런 활약이 팀에 정말 필요했다”라고 극찬했다.

이런 활약을 보인 존스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설 수 있다.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라 규정상 소집이 가능하다. 존스 본인도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한국을 위해 뛰는 것은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교적 젊은 우타 자원이 모자란 상황을 고려하면, 확실한 타격 능력을 갖춘 데다 ‘멀티 포지션’ 소화도 가능한 존스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발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요즘 받는 극찬을 내년 3월에 다시 받을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