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125년 역사상 최고라니, 드래프트 1년 만에 MLB 폭격하는 22세 영건…저지·오타니 못지않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명 후 이제 1년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메이저리그(MLB) 폭격을 시작했다.
애슬레틱스 닉 커츠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4회까지 안타 하나를 쳐낸 커츠는 6회 말 3번째 타석에서 제대로 한 방을 날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휴스턴 선발 투수 프람버 발데스의 4구 낮은 커브를 퍼 올려 좌익수 뒤쪽 담장을 넘겼다. 팀의 무득점 침묵을 깨는 시즌 34호 솔로 홈런이 터졌다.
끝이 아니었다. 8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는 에녤 데로스산토스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몸쪽 속구를 힘 있게 밀어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35호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 시점에서 애슬레틱스의 3점은 모두 커츠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경기는 5-11로 휴스턴이 이겼다. 하지만 2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이후 6일 만에 다시 대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만큼 의미 있는 활약이었다. 특히 ‘멀티 홈런’은 7월 26일 휴스턴 원정 경기 이후 정확히 두 달 만이었다.

이 활약으로 커츠의 올 시즌 성적은 114경기 타율 0.293 35홈런 84타점 OPS 1.010이 됐다. 비록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4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외에는 커츠가 유일하다.
이렇게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는 커츠는 올해 데뷔한 2003년생의 신인 선수다. 심지어 이 선수가 지명된 드래프트는 지난해 6월 열렸다. 마이너 리그 무대에 입문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빅리그 적응을 마치고 펄펄 난다.

1루수라는 포지션의 한계에도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타격 잠재력은 호평 일색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마이너 무대에서 적수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4월 2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빅리그 데뷔까지 성공했다. 1년도 걸리지 않았다.
데뷔 이후 한 달 정도는 부침에 시달렸으나 5월 말부터 타격감을 대폭 끌어 올렸다. 특히 7월 한 달 동안 타율 0.395 11홈런 27타점 OPS 1.433이라는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력을 투사하며 이달의 선수와 신인을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7월 26일 휴스턴을 상대로는 MLB 역사상 신인 선수 최초이자 애슬레틱스 구단 사상 처음으로 1경기에 4홈런을 폭발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상대 팀의 견제가 심해지며 8월부터는 홈런 개수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이 넘는 OPS를 유지할 만큼 좋은 기량을 유지 중이다. 이달 들어서는 월간 타율이 0.227(75타수 17안타)로 떨어졌으나 20경기에서 홈런 8개를 쳐내며 월간 OPS도 0.904로 준수하다.

여기에 이번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더하며 커츠는 MLB 데뷔 시즌 홈런 순위에서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좌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2017년 LA 다저스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코디 벨린저(39홈런)에 이어 2위다.
그런데 벨린저는 당시 내셔널리그(NL)에서 뛰었다. 아메리칸리그(AL)로 좁히면 1901년 창설 이래 125번의 시즌을 통틀어 커츠가 ‘역대 최고’다. 드래프트 후 고작 1년 조금 넘게 지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연고 이전을 진행 중인 애슬레틱스는 2028년 라스베이거스 입성을 앞두고 이에 발맞춰 선수단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투타 모두 젊은 선수들이 자주 얼굴을 비추는 가운데, 야수진의 ‘코어’는 단연코 커츠다. 과연 팀의 새 시대를 여는 선수로 계속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