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거의 공짜로 데려올 수 있었는데...! 'WS 영웅' 뷸러, 필리스 이적 후 ERA 0.66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가을만 되면 펄펄 나는 워커 뷸러(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또 한 번 호투를 펼쳤다. 전천후 투수가 필요한 LA 다저스로선 땅을 치고 후회할 법하다.
뷸러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1회 초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뷸러는 팀 동료 JT 리얼무토의 도움을 받아 1루 주자를 잡아냈다. 이어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 무실점으로 첫 이닝을 마쳤다.
2회 역시 삼자범퇴로 정리한 뷸러는 3회 선두 타자 트로이 존스톤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이어 아구스틴 라미레즈에게 안타, 하비에르 에드워즈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리암 힉스를 2루 플라이로 정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 5회도 무실점으로 막은 뷸러는 총 74구를 던진 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타이후안 워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지난해 토미 존 수술에서 복귀한 뷸러는 정규 리그에선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치는 등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들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뷸러는 포스트시즌 엔트리 막차를 탔다.
기대감이 1도 없었던 뷸러는 포스트시즌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2회 6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지긴 했으나 실책에 의해 내준 점수가 컸다. 이후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선 모두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심지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팀의 우승을 확정 짓는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에 다저스가 가을에 강한 뷸러와 재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시선이 존재했으나 다저스는 뷸러 대신 사사키 로키,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다. 갈 곳이 없어진 뷸러는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2,105만 달러(약 297억 원)에 맞손을 잡고 FA 재수를 노렸다.

이번 시즌 뷸러는 보스턴에서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23경기에 등판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5.35에 그쳤다. 충분한 선발 기회를 줬음에도 살아나지 못하자 보스턴은 결국 그를 방출했다.
뷸러에게 최소 연봉만 지급하면 됐기에 다저스도 충분히 그를 노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선발 투수가 넘쳤던 다저스는 그를 선택하지 않았고, 뷸러는 라이벌팀 필라델피아로 자리를 옮겼다.
필라델피아에서 뷸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현재까지 3경기에 출전해 13⅔이닝 동안 1실점만을 기록했다. 이 정도 활약이라면 레인저 수아레스-크리스토퍼 산체스-헤수스 러자르도에 이어 뷸러가 4선발을 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