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패왕’으로 시즌 마무리, 그러나 누가 ‘최상영민’을 비난하랴…최하위 키움의 ‘고독한 에이스’, 수술대 오르며 내년 바라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대로 ‘다패왕’으로 시즌을 마친다 한들 누가 하영민(키움 히어로즈)을 비난하겠는가.
키움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하영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수술을 위한 엔트리 말소다.
키움 구단은 “하영민이 26일 서울 소재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라며 “수술 후 약 5~6개월의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년 시즌에는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 시즌 간헐적으로 불편함을 느꼈으나 투구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차단해 선수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 가기 위한 예방 차원의 결정”라고 밝혔다.

하영민은 28경기 153⅓이닝 7승 14패 평균자책점 4.99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대로 올해 KBO리그 ‘단독 다패왕’ 타이틀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표면적인 성적만으로는 하영민의 가치를 전부 재단할 수 없다. 올해 키움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냥 최하위도 아닌 ‘독보적 꼴찌’로 처질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크나큰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선발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는 정책 탓에 전력이 약화된 채 시즌을 맞이했다. 그나마 잘 던지던 케니 로젠버그는 고관절 부상으로 13경기만 뛰고 시즌을 접어야 했다.
여기에 4~5선발로 제대로 자리 잡은 선수가 없다시피 했다. 그나마 고졸 신인 정현우가 17경기에 등판했으나 3승 7패 평균자책점 6.09로 아직 다듬을 것이 많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잠재력을 드러낸 김윤하는 승리 없이 12패만 기록하는 아픔을 안았다.
이 외에 여러 선수가 로테이션을 거쳐갔으나 제 몫을 한 선수는 없었다. 그나마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한 라울 알칸타라와 라클란 웰스, C.C 메르세데스까지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이 잘 던져 주긴 했지만, 이들이 오기 전까지 키움 선발진은 사실상 하영민 혼자 지탱하고 있었다.


이렇게 부담이 큰데 설상가상으로 야수진도 하영민을 돕지 못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키스톤 콤비’ 자리에 자주 배치된 내야진에서 실책이 쏟아졌다. 올해 키움 내야진은 리그 실책 9위(85개, 최다 2위), 타구 처리율 7위(80.9%)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수비 범위가 넓은 것도 아니었다.
이런 탓에 하영민은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가운데 피안타율 뒤에서 3위(0.278),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 뒤에서 4위(0.336)로 안타 허용이 많은 편이었다. 땅볼 비율이 42.9%로 낮지 않음을 고려하면 손해를 분명히 봤다.

실제로 지난해보다 9이닝당 삼진(7.87개)이 늘고 볼넷(2.41개)은 줄어든 반면, 안타 관련 지표만 나빠졌다. 하영민의 구위 문제도 있었겠으나, 수비 도움을 못 받았다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 이번 수술로 부상을 안고 뛰었음이 드러나며 하영민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는 팬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제 관건은 몸 상태를 온전히 회복해 건강히 돌아오는 것이다. 빠르면 내년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할 수 있다. ‘고독한 에이스’가 불운을 떨치고 더 행복한 2026년을 보낼 수 있을까.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