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7위’ 충격적 몰락도 서러운데 선발진 공백까지…‘팔꿈치 통증’ 나균안 1군 말소, 롯데 수심 깊어져 간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7위까지 ‘날개 없는 추락’을 겪은 것도 서러운데, 선발진에 구멍마저 뚫려버렸다.
롯데는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투수 박시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나균안을 말소했다.
사유는 부상.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나균안은 팔꿈치에 불편을 호소해 내일(26일)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 타이밍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우천 취소가 몇 경기 더 생기지 않는 한 롯데의 남은 정규시즌 일정 안에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사실상의 ‘시즌 아웃’이다.

올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친 나균안이라 더 뼈아프다. 2020년 투수로 전향해 2021시즌부터 1군 등판을 시작한 나균안은 2023시즌 빼어난 투구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차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여기에 등판 전날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들통나 어마어마한 비판에 시달리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절치부심해 반등에 성공,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나균안의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26선발) 137⅓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3.87이다. 승운이 유난히 없을 뿐, 평균자책점은 준수하다. 특히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3.02에 그쳐 롯데 선발진에서 가장 낮다.
나균안은 오는 26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 출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1군에서 사라지며 등판이 불발됐다. 롯데는 박준우를 선발로 내보내는 ‘고육지책’을 준비한다.

비상이 걸렸다. 롯데는 지난 23일 5선발 겸 롱 릴리버 역할을 하던 이민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남은 일정과 이민석의 최근 페이스를 고려했을 때 1군에 남겨도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선발진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
9월 롯데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6.97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중도 합류한 빈스 벨라스케즈가 완전히 무너졌고, 그간 호투하던 감보아마저 월간 평균자책점이 9.95에 달한다. 그나마 나균안과 박세웅이 분전하고 있었는데, 두 기둥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롯데는 전날(2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지면서 순위표에서 7위(65승 6무 68패)까지 추락했다. 5위 KT 위즈(69승 4무 66패)와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한때 3위 자리에서 독주하며 가을야구 ‘안정권’이라고 불렸는데, 이제는 탈락이 눈앞에 왔다.
남은 모든 경기에서 전력을 쏟아도 자력으로 5강 티켓을 확보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잘 던지던 나균안마저 사라졌다. 롯데의 수심이 점점 깊어져만 간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