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판단” 경기 망칠 뻔한 김혜성 홈 주루사→3루 주루코치에 비판 쏟아진다…“짐 싸서 내보내면 안돼?”

[SPORTALKOREA] 한휘 기자= ‘국가대표 코치’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의아한 판단이 김혜성과 LA 다저스의 경기를 망칠 뻔했다.
김혜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꼭 열흘 만의 투입이다.

김혜성은 4-4로 맞선 연장 10회 초 대주자로 필드를 밟았다. 승부치기 규정에 따라 9회 마지막 타자였던 벤 로트베트가 2루에 나간 채 이닝이 시작됐고, 이에 다저스 벤치가 점수를 내고자 발 빠른 김혜성을 로트베트의 자리에 대주자로 넣었다.
선두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뒤이어 무키 베츠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이에 김혜성이 홈으로 쇄도했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우익수 코빈 캐롤의 홈 송구가 김혜성보다 먼저 홈에 도착했다.
김혜성이 최대한 몸을 비틀며 홈을 노려봤으나 태그가 빨랐다. 비디오 판독이 이어졌음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10회 초 다저스는 득점 없이 공격을 마쳤고, 김혜성은 곧바로 대수비 달튼 러싱과 교체됐다.
그나마 다저스가 10회 말을 실점 없이 막고, 11회 초에 토미 에드먼의 결승타가 터지며 5-4로 이겼다. 하지만 오랜만의 출전에서 주루사를 기록한 김혜성에게는 여러모로 씁쓸한 경기가 됐다.

다만 김혜성을 비판하는 여론은 찾기 힘들다. 김혜성의 주루 실수라기보단, 무리해서 김혜성을 홈으로 보낸 디노 이블 3루 주루코치의 판단이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일단 타구가 빨랐다. 시속 100마일(약 161km)의 타구가 우익수 앞으로 총알같이 날아갔다. 게다가 캐롤은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8번의 보살을 기록할 만큼 어깨가 좋은 선수다. 전력으로 뛰어도 세이프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김혜성이 스타트를 바로 끊은 것도 아니었다. 타구 발사각도가 낮아서 2루수에게 잡힐 염려가 있었다. 공이 외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본 후에야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탓에 캐롤이 공을 잡는 순간 김혜성은 아직 3루를 밟지도 못했다.
2아웃이라서 주자가 빠르게 스타트를 끊고, 최대한 추가 진루를 노려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아직 1아웃인 데다가 올해 득점권에서 타율 0.325 OPS 0.987로 날아다니는 프레디 프리먼이 대기 중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이블 코치가 무리해서 김혜성에게 주루 사인을 낼 이유가 하등 없었다. 하지만 이블 코치는 팔을 돌렸고, 결과는 아웃이었다.

사실 이블 코치는 주루코치로만 1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이다. LA 에인절스에서 오래 활동하다가 2019년부터 다저스에 합류했다. 미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는다. 다만 잊을 만하면 가끔 한 번씩 의아한 판단으로 주루사를 유발하는 탓에 팬들 사이에서의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번에도 이블 코치의 귀책이 큰 주루사가 나오면서 팬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SNS 등지에서는 “김혜성을 (홈으로) 보낸 것은 끔찍한 판단”, “그냥 짐 싸서 내보내면 안되냐” 등의 격앙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유튜브 하이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