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신분 조회→38억 FA 계약’ 그런데 2년 동안 WAR이 마이너스…‘널뛰기 경기력’ 함덕주, LG 좌완 불펜은 어떡하…

[SPORTALKOREA] 한휘 기자= 38억 원 규모에 FA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활약을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다.
LG 트윈스 함덕주는 지난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했으나 0이닝 3볼넷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함덕주는 LG가 5-3으로 앞서던 6회 말 구원 등판했다. 이정용이 2아웃까지 잡아 두고 최원준에게 2루타를 맞으며 2, 3루 위기에 놓였고, 이에 함덕주가 박건우-맷 데이비슨-이우성으로 이어지는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함덕주가 우타자에 더 강한 ‘역스플릿형’ 선수임을 고려한 벤치의 결단이었다. 하지만 결과가 ‘최악’이었다. 함덕주는 박건우를 6구 만에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채우더니, 데이비슨을 상대로도 풀 카운트까지 가서 재차 볼넷을 헌납해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12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방망이가 한 번도 안 나올 정도로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컸다.
그나마 이우성의 타석에서는 2-2 카운트까지 잡았으나 이우성이 파울만 세 차례 기록하며 버텼고, 결국 8구와 9구 체인지업이 전부 크게 벗어났다. 3타자 연속 볼넷. 다시 밀어내기로 한 점을 내줬다. 동점이 됐고, LG 벤치는 함덕주를 불러들였다.
이는 재앙의 시작이었다. 뒤이어 올라온 백승현과 이지강까지 전혀 제구를 잡지 못했다. 결국 KBO 신기록인 7타자 연속 사사구라는 잊고 싶은 기록이 나왔다. LG는 6회에만 6점을 주며 5-10 역전패를 헌납했다. 역전 주자를 내보낸 함덕주가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패전을 떠안으며 함덕주의 시즌 성적은 27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24이닝 17실점 16자책)이 됐다. 탈삼진 개수는 23개로 나쁘지 않으나 볼넷이 16개로 너무 많다.
LG 팬들이 바라보기엔 실망을 금할 수 없는 활약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선발과 필승조, 마무리를 두루 경험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함덕주는 2021시즌을 앞두고 LG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이후 2시즌 내리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FA를 앞둔 2023시즌에 드디어 각성했다. 57경기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55⅔이닝 12실점 10자책)라는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불펜 요원 노릇을 했다. LG의 29년 만의 우승에도 크게 힘을 보탰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함덕주에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신분 조회 요청이 들어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진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조회 사실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 이후 LG와 4년 총액 38억 원에 잔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23시즌의 활약이 소위 ‘FA로이드’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현재까지는 제대로 들어맞은 상태다. 함덕주는 지난해 1군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부진하면서 2년 동안 기록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이 -0.13에 불과하다.

물론 불운한 측면도 있다. 함덕주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을 찾고 있었다. 시즌 전체로 봐도 나름대로 잘 던지다가 한 번 대량 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높아진 사례가 많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한 번씩 크게 무너진다는 것 자체가 불펜 투수에게 좋은 신호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무너지는 경기가 포스트시즌에 나오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다.
함덕주가 심하게 흔들리며 LG의 좌완 불펜 부족 문제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현재 LG 1군 엔트리에 있는 불펜 요원 가운데 좌완은 함덕주뿐이다. 그런데 그 함덕주마저 경기력이 널뛰기하며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포스트시즌에 손주영이나 송승기가 불펜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