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망가진 다저스, '로버' 시스템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하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LA 다저스가 오는 10월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비책을 꺼내들어야 할 때가 왔다.
다저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4-5로 역전패했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 역시 7회 초까지 4점을 뽑아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문제는 7회 말부터 등장한 불펜. 잭 드라이어-에드가르도 엔리케스-알렉 베시아-태너 스캇으로 이어지는 신흥 필승조가 와르르 무너지며 5실점을 내줬다. 타선 역시 8~9회에는 잠잠했던 다저스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는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블레이크 트라이넨과 맞손을 잡기 위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이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까지만 해도 복귀 후에는 정상 컨디션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최악의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다저스 팬들을 좌절시켰다.
이에 다저스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 한 가지 떠오르는 방법은 지난 2018시즌 보스턴 레드삭스가 활용했던 '로버' 전략이다. '로버'는 일반적인 선발 투수 뒤에 또다른 선발 투수를 붙여 1+1으로 7~8이닝, 최대 9이닝을 책임지는 구조다. 주로 불펜진이 약하고 선발 투수가 넘치는 팀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당시 보스턴은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럴이 난조를 보였다. 맷 반스마저 포스트시즌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로버' 작전을 활용했다. 데이비드 프라이스, 네이선 이볼디를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사용했으며 월드시리즈에선 1선발 크리스 세일까지 마무리 투수로 나왔다.
이를 지켜본 워싱턴 내셔널스 역시 지난 2019시즌 같은 방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8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스티브 스트라스버그를 제외하고 패트릭 코빈, 맥스 슈어저를 구원 등판시켜 위기 상황을 잠재웠다.

다저스는 현재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클레이튼 커쇼, 블레이크 스넬, 에밋 시핸까지 포스트시즌에 나설 선발 투수가 차고 넘친다. 심지어 오는 25일에는 사사키 로키도 돌아오며 카일 허트도 활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만약 선발 투수만 7~8명을 포스트시즌에 데려갈 경우 다저스는 충분히 '로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로버츠 감독은 시핸과 사사키는 불펜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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