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마무리의 ‘KKKKK’, 1423억 받는 이유 있구나…‘1조 투자→탈락 위기’ 팀 구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불펜 투수 최초로 ‘억대 계약’을 거머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뉴욕 메츠 에드윈 디아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2이닝 5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날 메츠는 선발 투수 데이비드 피터슨이 1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경기 계획이 대차게 꼬였다. 그나마 5회에만 5점을 몰아치며 동점은 만들었지만, 일찌감치 불펜이 가동돼 힘겹게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렇게 동점 상황이 이어지다가 8회 초에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가 앞서 나가는 투런 홈런(10호)을 터뜨리며 메츠가 기어코 리드를 가져갔다. 이에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를 8회 말에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디아스는 삼진 2개를 섞어 삼자범퇴로 8회를 삭제했다. 이어 9회에는 카슨 켈리-마이클 부시-댄스비 스완슨을 전부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메츠의 9-7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너무나도 값진 1승이다. 메츠는 이달 들어 끔찍한 추락을 겪으며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50%대 아래로 뚝 떨어졌다. 지난 2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패배로 신시내티 레즈와 나란히 시즌 80승 76패를 기록하게 됐다.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공동 3위 자리를 내줬다.
돈값을 제대로 하는 투구였다. 디아스는 MLB 역사상 가장 비싼 마무리 투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5년 1억 200만 달러(약 1,423억)에 장기 계약을 맺으며 구원 투수 사상 최초로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사실 이렇게 비싼 몸값을 생각하면 커리어는 생각보다 기복이 심한 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후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다가 2018시즌 평균자책점 1.96에 세이브 57개를 따내며 일약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매 시즌 호투와 불안을 오가며 ‘퐁당퐁당’의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2022년에 평균자책점 1.31에 세이브도 32개를 챙겨 부활을 알렸고, 연장계약도 따냈다.

계약 후 지난해까지는 ‘먹튀’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다. 계약 직후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동료들의 셀러브레이션에 휘말렸다가 무릎 슬개건 파열 부상을 입어 그대로 1년을 날렸다.
지난해 돌아왔으나 기복 있는 불안한 모습 탓에 믿음을 쉽게 살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벌써 ‘먹튀’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을 정도로 돈 값 못 하는 디아스의 평판은 빠르게 추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모두가 알던 ‘특급 클로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59경기 6승 3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으로 펄펄 난다. 개인 통산 3번째로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불펜진의 기량이 다소 미묘한 메츠라 더욱 값지다. 메츠는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라이언 헬슬리, 그레고리 소토, 타일러 로저스 등 타 팀의 핵심 불펜진을 대거 영입했다. 그런데 헬슬리가 심각하게 부진해 벌써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
이로 인해 9월 들어 급격히 미끄러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후안 소토를 위해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686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고도 가을야구조차 못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디아스가 이렇게 ‘멀티 이닝’까지 소화해 팀을 구해내면서 분위기를 바꿀 발판이 마련됐다. 이 흐름대로 디아스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도 ‘세이브’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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