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차 2달 만에 뒤집었다! ‘58홈런 포수’와 함께 정상 도전…시애틀, 올해는 창단 첫 WS 무대 밟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7경기의 승차를 2달여 만에 뒤집어엎은 시애틀 매리너스가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에서 가장 먼저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았다.
시애틀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시애틀은 시즌 88승(69패)째를 거뒀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회에 선취점을 내준 후 5회 도미닉 캔존의 솔로포(11호)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6회 초 에세키엘 토바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재차 리드를 헌납했다. 타선의 침묵도 길어졌다.
하지만 ‘약속의 8회’가 시애틀을 구했다. 사사구 3개를 골라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콜로라도가 마무리 투수 빅터 보드닉을 내세웠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데려온 조시 네일러가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시애틀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날 시애틀과 뉴욕 양키스가 동시에 이기면 시애틀은 남은 경기 결과와 무관히 최소 와일드카드 3위 자리를 확보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양키스가 먼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호세 카바예로의 안타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더니, 이에 화답하듯 시애틀도 막판 뒤집기로 경기를 따내며 가을야구 초대장을 손에 넣었다.

사실 시애틀과 가을야구는 좋은 기억보다는 ‘악연’이 훨씬 많다. 1977년 창단 이래 무려 14년 연속으로 5할 승률도 못 채운 시애틀이다. 1995년에야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으나 AL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패퇴했다.
루 피넬라 감독-팻 길릭 단장체제로 대표되는 시애틀의 짧은 전성기가 열렸다. 2001년까지 7시즌 간 네 차례 가을야구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항상 ALCS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2년과 2003년에는 연이어 93승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못 가는 불운이 겹쳤다.
‘암흑기’가 찾아왔다. ‘명단장’ 길릭이 떠나고 빌 버베이시를 비롯한 후임 프런트 수뇌부들이 팀을 망쳤다. 포스트시즌은 고사하고 5할 승률 건사하기도 힘든 팀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201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였고, 지난 2022년 21년의 한을 풀고 드디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이어 와일드카드 시리즈까지 통과했지만, 디비전 시리즈(ALDS)에서 3연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이후 시애틀은 2년 동안 가을야구로 향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던 스캇 서비스 감독과도 결별했다. 선수 시절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누린 댄 윌슨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해 변화를 꾀했다.
성공이었다. 지난해 서비스 체제에서 승률 5할에 머물던 시애틀은 윌슨 감독 부임 후 21승 13패를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 그러더니 올해 공수 양면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며 곧바로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일궈냈다.

MVP 경쟁을 펼치는 칼 랄리의 맹활약에 훌리오 로드리게스 등이 힘을 보탰다. 마운드 역시 브라이언 우라는 안정감 넘치는 1선발, 안드레스 무뇨스라는 ‘철벽 마무리’ 등 코어 멤버들을 중심으로 탄탄함을 유지했다.
시애틀은 7월 초 한때 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격차가 7경기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약 2달여 만에 이를 깔끔히 뒤집고 오히려 휴스턴보다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냈다.
다음 목표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겠지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 무대를 밟아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성과가 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