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에이스 노릇하던 ‘류현진 바라기’의 몰락, 팀에서 쫓겨나나…44홈런 거포 복귀와 함께 DFA, 이대로 방출?

[SPORTALKOREA] 한휘 기자=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던 시절 함께 마운드를 지키던 ‘에이스’가 이젠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토론토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로스터 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44개의 홈런을 때려낸 거포 외야수 앤서니 산탄데르가 부상자 명단(IL)에서 해제됐다.


그런데 자리를 비우기 위해 밀려난 선수의 이름이 눈에 띈다. 알렉 마노아가 양도지명(DFA) 조처됐다.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된 마노아는 앞으로 3일간 타 팀의 클레임을 받을 수 있으며, 클레임이 없으면 방출 혹은 마이너 리그 강등 처리된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마노아는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으며 토론토의 ‘에이스’로 활약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단순히 함께 뛰었을 뿐만 아니라 류현진을 항상 따라다닐 정도로 가까운 모습을 보인 탓에 ‘류현진 바라기’라는 별명도 생겼다.
마노아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어진 2022시즌 마노아는 31경기 196⅔이닝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사이 영 상 투표 3위까지 올랐다. 불과 24세에 리그 최고 수준의 우완 투수로 성장했다.
이에 미래가 창창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실은 그 반대였다.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2023시즌 어깨 통증과 자기 관리 실패 등이 겹치며 19경기 3승 9패 평균자책점 5.87로 부진했다. 시즌 중 마이너 리그로 내려가는 등 실망을 안겼다.

지난해 절치부심해 빅리그로 돌아왔으나 5경기만 뛰고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결국 올 시즌도 재활에 매진하다가 지난 7월부터 재활 등판을 시작했다. 8월 중순부터는 트리플A로 올라가 실전 감각을 다지고 있었다.
이에 내년 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빅리그 선발진 재진입에 도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이너에서도 제구가 오락가락하는 데다 전성기에 평균 시속 93마일(약 150km)을 전후하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시속 90마일(약 144.8km) 근처로 머물 정도로 내려앉았다.

결국 토론토는 마노아를 포기했다. 물론 동행이 끝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마노아가 웨이버 클레임을 통과하면 방출 대신 마이너 리그 소속 선수로 잔류할 가능성이 더 크다. 아직 마이너 리그 옵션(구단이 선수를 자유롭게 마이너 리그로 강등할 권리)을 다 소진하지 않은 데다 거부권이 생기는 서비스 타임 5년을 채우지도 못했다.
하지만 한때 사이 영 상 투표 3위까지 올랐던 투수를 복권 긁는 심정으로 클레임할 팀이 적어도 한 팀은 있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DFA 조처가 마노아와 토론토의 결별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물론 이적한다고 살아나리라 확신할 수는 없다. 구속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한 MLB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평가가 뒤따르는 실정이다. 과연 ‘류현진 바라기’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