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8월에 치고 내려간 롯데, 올해도 가을야구 '희망고문'으로 끝나나...경쟁팀 나란히 승리하는데 나홀로 패배→5위…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8월의 12연패를 충격을 극복하기에는 데미지가 너무 컸던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희망이 점점 희미해진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서 2-4로 역전패했다.
개인 6연패 늪에 빠진 선발투수 박세웅은 5⅓이닝 7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4회 전준우의 적시타, 6회 윤동희의 솔로포를 앞세운 롯데는 6회 말까지 2-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 나갔다.

필승조 최준용이 7회 초 최원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해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롯데 타선은 단 한 점도 만회하지 못했다.
8회 초 수비 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무사 1, 2루 위기서 NC 천재환의 희생번트 때 타구가 뜨면서 롯데는 한 번에 2개의 아웃카운트를 올릴 기회를 잡았다. 2루 주자가 이미 3루에 거의 도달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포수가 번트 타구를 잡고 2루에 던졌다면 한 번에 2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포수 정보근이 타구를 보느라 1루로 뛰지 않고 제자리에 멈춘 천재환과 충돌하면서 공을 잡지 못했다. 주심은 천재환에게 수비 방해로 인한 아웃을 선언했고, 주자는 원위치로 돌아갔다. 2사 1루가 될 수 있었던 기회는 1사 1, 2루로 이어졌고, 결국 이후 서호철의 진루타와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승부는 2-4로 뒤집혔다.

아쉬운 패배를 당한 롯데는 2연패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이 -2(65승 6무 67패 승률 0.492)가 됐다. 같은 날 4위 삼성 라이온즈(70승 2무 66패 승률 0.515)와 5위 KT 위즈(69승 4무 66패 승률 0.511)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6위 롯데는 5강 경쟁팀들과 격차가 각각 3경기, 2.5경기로 벌어졌다.
약 한 달 반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가을야구행은 당연해 보였다. 8월 6일 경기 종료 기준 58승 3무 45패(승률 0.563)로 승패 마진이 무려 +13에 달했다. 4위와 5경기 차, 5위와 6경기 차로 여유는 충분했다. 오히려 선두권을 4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 롯데는 승부수를 던졌다. 10승을 달성한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을 기록한 빈스 벨라스케즈를 대체 선수로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최악의 한 수가 됐다. 데이비슨을 내보낸 뒤 롯데는 거짓말처럼 12연패 늪에 빠졌다. 겨우 연패 사슬을 끊어낸 뒤에도 좀처럼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하며 결국 6위로 밀려나버렸다.

타선의 침묵은 길어졌고, 불펜은 과부하가 걸렸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입성 후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11.22의 최악투로 실망을 안겼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는 '팔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가 아닌 역대급 '팔치내(8월에 치고 내려간다)'로 가을야구행 티켓을 손에서 놓칠 위기에 몰렸다.
남은 경기는 단 6경기. 롯데가 5강에 들기 위해서는 사실상 잔여 경기를 모두 이기고 삼성, KT가 미끄러지길 바라는 방법밖에 없다. 6경기 중 3패를 하는 순간 트래직 넘버는 소멸한다. 올해도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은 희망고문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