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071’ 부진에도 호평받는 김혜성, “실망스럽지 않다, 외야수로도 훌륭한 잠재력 보여”…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여부…

[SPORTALKOREA] 한휘 기자= 비록 아쉬운 9월을 보내는 김혜성(LA 다저스)이지만, 구단 안팎에서는 김혜성의 빅리그 첫해에 만족하는 반응이 이어진다.
현지 매체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23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훌륭한 운동 능력과 80점짜리 인품, 워크 에식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곰스 단장이 말한 ‘80점’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유망주의 잠재력을 측정할 때 쓰는 ‘20-80 스케일’을 빗댄 것이다. 여기서 80점은 만점으로, 리그 최고의 재능을 뜻한다. 김혜성의 인성은 MLB 최고라고 극찬한 것이다.
활약상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신인으로서 제한적으로 기용됐고, 7월 이후로는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며 한계를 노출했다. 하지만 곰스 단장은 “전혀 실망스러울 것이 없다”라며 김혜성을 감쌌다.
곰스 단장은 “스윙에서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뤘다. 수비와 주루는 예상대로 빼어났다. 향후 수준 높은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잠재력과 다양성도 갖췄다”라며 “타격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고점과 저점을 모두 겪었다. 그의 워크 에식을 생각하면 향후 공격에서도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해 빅리그 도전에 나선 김혜성은 기복 있는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부진해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지만, 트리플A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끝에 두 달도 지나지 않아 MLB의 부름을 받았다.
6월까지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모두가 감탄했다.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띄엄띄엄 출전했음에도 37경기에서 타율 0.383(81타수 31안타) 2홈런 12타점 7도루 OPS 0.968로 펄펄 날았다. 신인왕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7월부터 방망이가 차게 식었다. 어깨 통증을 안고 뛴 것이 원인이었다. 한 달간 타율 0.193(57타수 11안타) 3타점 5도루 OPS 0.417에 그쳤고, 결국 부상자 명단(IL)에 이름을 올렸다.
8월 내내 회복에 매진한 김혜성은 9월 시작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8경기에서 타율 0.071(14타수 1안타)로 침묵하며 시즌 타율도 3할 아래로 내려앉았다.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일주일 넘게 출전이 없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3 2홈런 15타점 OPS 0.694다. 타율은 나쁘지 않으나 선구안에서 여러모로 문제를 드러냈다. 7볼넷-48삼진에 그친 탓에 출루율은 0.319에 불과하다. 실질 생산성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그래도 수비에서는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까지 넘나들며 좋은 점수를 받았다. 여기에 날고 기는 MLB의 포수들을 뚫고 13번의 도루를 성공하며 한 차례도 실패하지 않을 만큼 주자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해냈다.

다만 이달 내내 이어진 부진 탓에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할지는 물음표다. 냉정히 말해 ‘타자’로는 가을야구 무대를 누비기 힘든 실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는 포스트시즌 상대 투수들을 공략할 수 있는 선수들을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변수는 김하성의 수비력과 주루 능력이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 특성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빠른 발과 상대 출루를 줄일 수 있는 안정적인 수비는 백업으로 큰 도움이 된다. 마침 김하성은 단기전에 필요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로버츠 감독 역시 “수비와 멀티 포지션 능력, 주력은 포스트시즌 로스터를 바라볼 수 있는 이점”이라고 인정했다. 과연 김혜성이 본인만의 장점을 살려 데뷔 첫 해부터 빅리그의 가을야구를 누빌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