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하성이 피해자였네…‘역대급 트래핑→슈퍼 캐치’ 중견수, 이번에는 ‘저글링 수비’로 명장면 만들어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하루 전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수비를 선보인 중견수가 오늘은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안타를 지웠다.
워싱턴 내셔널스 제이콥 영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 기록은 4타수 무안타.

하지만 수비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 냈다. 5-8로 밀리던 5회 말 1사 1루에서 김하성의 타석이 돌아왔다. 김하성은 사우린 라오의 초구를 받아쳐 빠른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가운데로 날렸다. 안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그런데 빠르게 달려온 영이 몸을 날렸다. 미끄러지면서 포구를 시도했다. 공은 글러브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튀어 올라왔지만, 영의 집중력이 좋았다. 바깥으로 빠진 공이 바닥에 닿기 전에 잽싸게 오른손으로 잡았다. 기가 막힌 ‘저글링 수비’로 아웃이 됐다.
김하성은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갔다. 만약 이 타구까지 땅에 떨어졌다면 18일 워싱턴전 이후 5일 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은 불과 하루 전인 22일에도 ‘역대급’ 호칭이 과분하지 않은 호수비를 펼친 바 있다.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 5회 말 브렛 베이티의 타구가 가운데로 향했다. 영이 끝까지 쫓아가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다.
공이 글러브에 들어갔으나 펜스와 부딪히면서 다시 튀어나왔다. 그대로 그라운드에 떨어져 인플레이가 되려던 찰나,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영이 오른발로 공을 차서 띄운 후 글러브로 포구한 것이다.
영의 ‘슈퍼 캐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9회 말 선두 타자로 대타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가 들어섰다. 그리고 다시금 큰 타구를 가운데로 날렸다. 이번에도 영이 쫓아갔다.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해 펜스를 넘어가려던 타구를 글러브로 완벽하게 건져냈다.
영의 호수비 두 번이 팀 승리로 이어졌기에 더욱 결정적이었다. 워싱턴은 3-2 1점 차로 이겼다. 두 수비 가운데 하나만 장타로 이어졌어도 경기 결과는 미궁 속으로 빠졌을 것이다.

MLB 역사에 남을 진귀한 장면을 만든 영은 2023년 데뷔한 우투우타 외야수다. 타격에서는 지난 2년 연속으로 OPS가 0.7을 넘기지 못했다. 올해도 타율 0.232 1홈런 29타점 OPS 0.575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비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해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20, FRV(수비 득점 기여) 17이라는 어마어마한 지표를 나타냈다. OAA는 전 포지션을 통틀어 단독 1위, FRV는 포수를 제외할 경우 공동 1위다.
올해도 OAA 13, FRV 13으로 여전히 MLB 최고 수준의 ‘수비형 중견수’로 활약 중이다. 전날 메츠전에서 수비로 일을 낸 영은 이번에는 김하성의 안타를 삭제하면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제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유튜브 하이라이트 캡처